금호산업은 3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 대상으로 415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증자 대금은 부채비율 축소에 사용될 예정이다.
금호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내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줄여야 한다.
이와 관련,정종선 한양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부채를 일으켜 대한통운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선 금호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보유한 현금은 작년 말 현재 282억원에 불과하며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 44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흐름 역시 올해도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서는 대규모로 부채를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매각하면 자금을 일부 조성할 수 있지만 상장 등으로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큰 보유자산을 서둘러 내다팔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지분(18.52%,1조6400원 상당)을 담보로 채무를 일으킨 후 대한통운을 인수한 다음 대우건설 지분을 다른 계열사에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지주회사로 가는 금호산업은 자기 돈은 거의 들이지 않고 대한통운을 인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대우건설 지분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계열사를 이용한 문어발식 확장 등에 대한 여론의 부담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