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작가들의 약진으로 떠들썩했던 한국 문학이 판매·발행 부수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거품 논란이 일던 일본 문학은 급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3일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 문학 판매량은 81만부로 1년전 같은 기간의 91만부보다 10.9%가량 줄었다.

판매뿐만 아니라 발행 부수도 줄어들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한국 문학 발행 부수는 올 들어 11월까지 1357만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76만부보다 8%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출간된 해외 문학 도서는 총 597만부로 2000년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일본 문학이 225만부에 달해 전년 대비 31%의 급증세를 보였다.

특히 번역도서 증가분의 53%가 일본 문학으로 나타났다.

일본 문학의 발행 종수도 늘고 있다.

인터파크도서에서 올해 9~11월에 팔린 일본 문학 작품은 861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9종보다 29%나 늘었다.

서점업계는 이에 대해 "김훈,신경숙,박완서 등 스타 작가들이 올 들어 신작을 내놓긴 했지만 작가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국내 문학 전체의 판매 부수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인기 브랜드 작가들의 작품을 물량공세로 밀어붙이다보니 일부 작가들의 과점 체제가 형성됐고 신인 작가들은 등장하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문학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신진 작가들의 독특한 감수성이 어필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2005년까지는 무라카미 하루키,요시모토 바나나,에쿠니 가오리 등 인지도 있는 작가들이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들어 온다 리쿠,미야베 미유키,가네시로 가즈키 등 신진 작가들도 주목받고 있는 것.교보문고 문학팀의 신길례 북마스터는 "예전엔 일본 문학 시장도 인기 작가 편중현상을 보였지만,요즘은 다양한 작가들이 발굴돼 시장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문학의 양적 팽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일본 작품들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출판사 측에서 마구잡이로 책을 내놔 소설의 질이 하향 평준화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발행 부수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판매 부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