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발행주식 물량이 9만8000주에 불과한 흥구석유가 교차로의 지분 매입을 전후해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흥구석유는 장중 76만3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 경신 후 0.54% 오른 66만4800원에 마감됐다.

지난달 27일 이후 5일 연속 상승세로 44% 급등하며 동일철강을 밀어내고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비싼 주식 자리에 올라섰다.

교차로는 지난달 29일 대표이사와 공동으로 흥구석유 지분 10.08%를 취득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45만∼47만9000원이다.

교차로는 지분취득 사유를 '단순투자'로 밝히고 있으나 최근의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교차로의 지분 취득이 주요주주 등극을 통해 현 경영진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낳고 있다.

500억원이 넘는 유동자산을 보유한 흥구석유는 2003년 이후 매년 시가배당률 3∼7%대의 배당을 해오고 있으나 상장 후 단 한 차례도 증자를 하지 않아 전체 발행주식이 9만8000주로 웬만한 우선주 규모에도 못 미친다.

최대주주인 김상우 사장과 동업자인 서상덕씨의 지분율이 67.70%에 달한다.

올초까지 주주 분산 요건을 갖추지 못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통 주식이 극히 적다.

하루 거래량이 단 1주에 그친 날도 있어 교차로가 9888주를 매입하는 데도 무려 1주일이 소요됐다.

급등락 끝에 소폭 오름세로 마감한 이날 거래량은 전날의 두 배가 넘는 1589주에 달해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일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무상증자를 비롯한 증자 가능성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유동 물량 부족에 대한 지적이 많아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무상증자 등 구체적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