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집권에 대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꿈이 국민들의 저항에 부닥쳐 일단 물거품이 됐다.

대통령의 연임 제한 철폐를 골자로 한 개헌안 국민투표에서 반대 51%,찬성 49%로 개헌안이 부결됐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밝혔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 6년에서 7년으로 연장,무제한 연임,중앙은행의 독립권 박탈과 대통령의 통제권 강화 등이 담겨 있어 차베스의 영구 집권을 가능케 하는 내용이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선관위 발표 후 "사진 판정을 요하는 간발의 차이로 패배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투명하고 근대화된 투표 제도를 만방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표에는 패배했지만 국가 사회주의 건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그가 처음으로 집권한 1998년 대선 이후 첫 패배로 기록됐다.

야당은 이번 개표 결과에 환호하며 앞으로 결집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차베스는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만큼 아직 5년의 임기가 더 남아 있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또 친(親) 차베스 세력이 장악한 국회가 차베스에게 매년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헌 시도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차베스는 주요 산업의 국유화,공공사업 확대,중앙집권 체제 강화 등 강력한 좌파 정책을 펴왔으며 최근엔 베네수엘라를 '21세기형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