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 모처에서 밤 늦게까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문 후보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를 위한 원칙과 방법론에 대한 입장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하며 단일화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문 후보가 이같이 입장을 바꾼 데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8~9%를 오르내리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공식 선거전에 들어가면서 2~3%포인트 정도 떨어져 단일화와 같은 모멘텀 없이는 의미 있는 득표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캠프 안팎의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독자 정치세력화가 어렵다는 캠프 내의 위기감과 정치권에 뛰어든 이후 40억~50억원의 사재를 소진한 문 후보의 자금부담도 단일화 선택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문 후보는 4일 기자회견에서 후보 간 TV 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단순한 여론조사로는 정 후보를 이기기 힘든 만큼 여론조사에서 모바일 투표 등 여러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에서는 문 후보가 양측의 가치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원칙만 밝히고 구체적인 방법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을 주축으로 한 시민사회 원로그룹에 일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문 후보가 단일화의 전제로 신당 소속 의원들의 18대 총선 불출마 등 신당 측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할 가능성도 있어 최종 합의 전까지는 어떤 것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