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펀드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에 5조8000억원의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최고의 수익률을 구가했지만 11월 들어 한때 20% 가까이 수익률을 까먹으면서 전혀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하순에는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의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고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유망하기 때문에 최근 투자해 손실을 본 단기 투자자들은 환매를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단 장기 투자로 이익을 본 투자자라면 자산 배분 차원에서 일부 환매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펀드의 고전

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개월 수익률이 -13.93%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 펀드 평균 수익률 -9.29%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의 -9.76%보다 4%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다.

국내에서 설정된 중국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 H지수는 지난 10월30일 20,400.07을 기록한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22일에는 15,561.42로 23.7%나 하락했다.

홍콩 H지수는 이후 반등하면서 17,00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펀드에 가입해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환매를 하기 시작했다.

중국 펀드의 환매는 조금 진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말 한 주(11월23∼29일)에만 2000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가는 등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중국 펀드에서의 환매는 최근에 가입해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아니라 1년 이상의 장기 투자로 고수익을 낸 투자자들로 추정된다.

자금 유출이 컸던 펀드는 대부분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 '봉쥬르차이나1' 등 설정기간이 오래된 펀드라는 게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 펀드에 만일 6개월 이상 투자했다면 최소 50%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환매 유혹도 그만큼 강하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펀드의 자금 유출 현상은 자산 배분의 다양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 펀드에 과도한 자산을 배분한 투자자라면 최근 상황을 자산 재분배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유망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여전히 전망이 좋은 만큼 단기 투자자들의 경우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H지수는 올해 단기간에 80% 이상 오르는 등 급격한 상승을 했던 만큼 최근 조정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부자산운용 박준흠 글로벌운용팀장도 "PER(주가수익비율)나 중국 기업의 이익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 오히려 매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홍콩 증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유동성 해외 분산 정책의 최대 수혜지이기 때문에 지수 22,000대까지는 충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보했던 중국 본토 자금의 홍콩 증시 투자가 내년 초 허용되면 본격적인 랠리가 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봉쥬르차이나펀드를 운용하는 BNP파리바의 클라우드 티라마니 펀드매니저는 "내년 2월이나 3월 전국인민대회에 맞춰 개인의 해외 주식 취득 허용 등의 구체적인 정책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 설 이후 랠리를 기대하면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