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은박지공업과 현 최대주주인 프라임써키트가 지난 8월 체결했던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사실상 해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대한은박지와 프라임써키트측에 따르면 주식 매도자이자 전 최대주주였던 김도우씨 외 1인의 명의로 된 대한은박지 주식은 11월 현재 단 한 주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수자인 프라임써키트가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와 관련해서 주주명부를 넘겨받아 확인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에 따라 당시 체결했던 주식양수도 계약은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김씨 등이 당초 보유하고 있던 848만여주의 주식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개인투자자의 담보권 실행에 따라 처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라임써키트측 관계자는 "개인을 통해 명동사채시장 등에서 김씨의 주식이 반대매매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축은행 등을 통해 거래됐다면 이미 공정공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까지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에게 지분이 넘어갔는지 등 일체 파악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프라임써키트측은 그러나 대한은박지에 대한 경영권 행사에는 향후에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프라임써키트는 지난달 9일 실시한 대한은박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4.2%(330만주)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에 김씨측 지분 인수와 관계없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10명의 이사를 추천할 예정으로, 이들 이사진을 통해 실질적으로 대한은박지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도우씨 등과 프라임써키트간에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프라임써키트 관계자는 "실사과정 등을 통해 전 대표이사와 김씨 등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단서 등을 포착한 상황에서 계약과 동시에 매매대금을 지급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