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홉은 '예술은 결국 인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배우에게도 무대 위에서 보여줄 '인생'이 있어야죠."

뮤지컬 배우 남경주(43)가 1년 만에 무대에 섰다.

그는 지난달부터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주인공 듀티율 역을 열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에메의 소설 '벽을 드나드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것.'쉘부르의 우산''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서 작곡을 맡았던 미셸 르그랑의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벽을 뚫는 남자'는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남 듀티율의 이야기다.

그는 벽을 뚫는 능력을 활용해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며 프랑스 전체를 들썩거리게 한다.

이 과정에서 내재된 자신감을 하나씩 찾아간다.

남씨는 "1년간의 휴식이 내겐 '보약'이었다"고 말한다.

책이나 가정 등 일상에서 얻은 감수성이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잡아내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듀티율은 소심한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 변화도 섬세하게 일어나요.

저도 그동안 선 굵은 연기에 이어 이젠 미세한 '심리의 털끝' 하나까지 집중하게 됐죠."

그는 이 작품을 끝낸 뒤 내년 4월 호암아트홀에 올릴 뮤지컬 '소리도둑'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서는 말을 잃은 소녀에게 도움을 주는 '실패한 작곡가' 역을 맡는다.

'벽을 뚫는 남자'는 내년 2월3일까지 공연된다.

3만~6만원.1544-1555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