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규모 세계4위 '호주 퇴직연금시장' 가보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산운용 규모 세계4위 '호주 퇴직연금시장' 가보니…
호주는 선진국 가운데서도 연금 체계가 잘 돼 있는 나라로 꼽힌다.
호주의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 20여년간 매년 15%에 육박하는 성장을 이어오면서 연금기금 고갈 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많은 나라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호주가 '연금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법정 퇴직연금제도(Superannuation Guarantee)'의 역할이 컸다.
정부가 공적 연금만으로는 국민의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개인의 자산관리를 바탕으로 한 노후 설계'를 골자로 한 퇴직연금 체계를 도입하고 펀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부터 호주 국민들은 노후를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됐다.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으로 불리는 호주 퇴직연금의 성공 비결은 뭘까.
첫째로 들 수 있는 게 가입자 개인이 투자와 운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성과에 따라 퇴직 후 연금을 지급받는다는 점이다.
호주 정부는 2005년부터 개인이 퇴직연금 펀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개인들은 만약 가입 상품의 투자 성적이 나쁘다면 언제든지 다른 펀드로 이전할 수 있다.
트레버 처들리 뱅가드자산운용 호주 대표는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을 촉발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근로자들의 부담을 경감시켰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세금 혜택이다.
슈퍼애뉴에이션은 회사와 근로자가 돈을 내서 조성한다.
모든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근로자 1인당 연봉의 9%를 퇴직연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도입초기 3% 수준이던 사업주 부담률은 2년마다 1% 상승,현재 9%로 높아졌다.
기업인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부는 상응한 세제 혜택을 줬다.
개인은 의무납부액이 없다.
하지만 퇴직연금에 납입할 경우 납입금에 대해선 소득세율을 15%로 낮췄다.
최고세율이 48.5%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60세가 넘어 받는 퇴직연금에 대해선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슈퍼애뉴에이션에 가입할 경우 최고 59%까지 세금이 줄어드니 퇴직연금으로 돈이 몰려들었다.
여기에 호주 정부는 2003년 7월부터 근로자가 1호주달러를 납부할 때마다 1.5호주달러를 최대 1500달러까지 보조하고 있다.
개인이 돈을 더 납부하는 만큼 정부 보조금이 더해져 연금 수령액이 더 커지는 방식이다.
이렇게 거둔 퇴직연금 자산은 1조1500억호주달러(약 938조원)로 AMP 유니슈퍼 등 퇴직연금 사업자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 자산의 70% 안팎은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된다.
채권 현금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펀드는 호주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6월 말 기준 호주 자산운용산업의 순자산 규모는 총 1조3347억호주달러(약 1089조원)로 세계 4위다.
호주 인구가 2200만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매년 꾸준히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호주의 자산운용산업은 지난 10년간 연 13%로 총 2.35배 성장했다.
호주 자산운용협회(IFSA)의 존 오쇼네시 부회장은 "퇴직연금 펀드는 호주 자산운용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됐을 뿐 아니라 증시를 안정시키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시드니=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
호주의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 20여년간 매년 15%에 육박하는 성장을 이어오면서 연금기금 고갈 위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많은 나라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호주가 '연금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법정 퇴직연금제도(Superannuation Guarantee)'의 역할이 컸다.
정부가 공적 연금만으로는 국민의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개인의 자산관리를 바탕으로 한 노후 설계'를 골자로 한 퇴직연금 체계를 도입하고 펀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부터 호주 국민들은 노후를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됐다.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으로 불리는 호주 퇴직연금의 성공 비결은 뭘까.
첫째로 들 수 있는 게 가입자 개인이 투자와 운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성과에 따라 퇴직 후 연금을 지급받는다는 점이다.
호주 정부는 2005년부터 개인이 퇴직연금 펀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개인들은 만약 가입 상품의 투자 성적이 나쁘다면 언제든지 다른 펀드로 이전할 수 있다.
트레버 처들리 뱅가드자산운용 호주 대표는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을 촉발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근로자들의 부담을 경감시켰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세금 혜택이다.
슈퍼애뉴에이션은 회사와 근로자가 돈을 내서 조성한다.
모든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근로자 1인당 연봉의 9%를 퇴직연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도입초기 3% 수준이던 사업주 부담률은 2년마다 1% 상승,현재 9%로 높아졌다.
기업인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부는 상응한 세제 혜택을 줬다.
개인은 의무납부액이 없다.
하지만 퇴직연금에 납입할 경우 납입금에 대해선 소득세율을 15%로 낮췄다.
최고세율이 48.5%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60세가 넘어 받는 퇴직연금에 대해선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슈퍼애뉴에이션에 가입할 경우 최고 59%까지 세금이 줄어드니 퇴직연금으로 돈이 몰려들었다.
여기에 호주 정부는 2003년 7월부터 근로자가 1호주달러를 납부할 때마다 1.5호주달러를 최대 1500달러까지 보조하고 있다.
개인이 돈을 더 납부하는 만큼 정부 보조금이 더해져 연금 수령액이 더 커지는 방식이다.
이렇게 거둔 퇴직연금 자산은 1조1500억호주달러(약 938조원)로 AMP 유니슈퍼 등 퇴직연금 사업자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 자산의 70% 안팎은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된다.
채권 현금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펀드는 호주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6월 말 기준 호주 자산운용산업의 순자산 규모는 총 1조3347억호주달러(약 1089조원)로 세계 4위다.
호주 인구가 2200만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매년 꾸준히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호주의 자산운용산업은 지난 10년간 연 13%로 총 2.35배 성장했다.
호주 자산운용협회(IFSA)의 존 오쇼네시 부회장은 "퇴직연금 펀드는 호주 자산운용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됐을 뿐 아니라 증시를 안정시키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시드니=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