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느라 분주한 백화점과 소매점들은 '스카프'와 '스니커즈(운동화)'에 주목하는 게 좋겠다. 그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미국의 저명한 섬유업계 컨설팅 회사인 '토브'의 예측이다.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색상이나 소재에 관한 한 토브의 한마디가 시장을 좌우한다.미 경제주간지 포천은 4일자에서 토브가 다음 달 내놓을 '2008년 패션 전망'의 일부를 인용, 스카프와 스니커즈 등 히트 가능성이 높은 다섯 가지 패션 트렌드를 소개했다.

포천이 첫 번째로 제시한 내년 필수 아이템은 스카프다.

이미 패션 잡지마다 다양한 종류의 스카프 매는 방법을 가이드하고 나섰다.

올가을 발렌시아가에서 선보였던 다채롭고 이국적인 무늬의 스카프가 트렌드를 선도할 조짐이다.

최근 에르메스가 더 작고 저렴한 스카프를 종류별로 내놓으면서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포천은 에르메스 로고가 찍힌 280달러짜리 스카프를 대표 상품으로 들었다.

가볍고 경쾌한 패션 스니커즈의 열풍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뿐만 아니라 라코스테와 마이클코어스 등 주류 패션업계에서도 스니커즈를 내놓고 있다.

스니커즈가 나이와 스타일을 가리지 않는 필수 소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속이 비치는 시스루(see-through) 스타일도 관심 대상이다.

지난 가을 질 샌더나 마크 제이콥스의 패션쇼에서는 투명하게 비치는 소재로 만든 블라우스와 레인 코트가 인기를 끌었다.H&M과 자라 같은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시스루 의류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특한 질감의 하이테크 소재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버버리가 최근 내놓은 트렌치 코트는 스쿠버 다이버들이 입는 방수 옷 재료와 같은 고무로 만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업스타트에스트1887이 내놓은 은나노 성분으로 만든 항균 티셔츠도 대표적인 하이테크 소재 패션.밝은 톤의 초경량 와이셔츠 등도 유행 물결을 탈 전망이다.

패션은 아니지만 내년에 주목받을 소매점 형태로 '퓨전'을 빼놓을 수 없다. 패션 의류만이 아니라 예술품 음악 등을 동시에 파는 메트로파크 같은 복합 소매점 등이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