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학은 비만을 체중에 비해 체지방이 과다하게 쌓인 것으로 정의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규정한다.

한의학은 이보다 포괄적인 개념에서 간과 내장에 쌓인 독소가 비만을 일으킨다고 본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남성 성인의 비만유병률은 35.2%로 1998년의 26.3%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잦은 회식과 과음이 주된 원인이다.

더욱이 요즘 같은 연말에는 만성음주로 몸 안에 쌓인 독소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만성 피로와 숙취,지방간,의욕상실,거북한 입냄새,소화불량,근육통,성욕감퇴,영양불균형,복부비만 등 성인병 등이 유발된다.

특히 남성은 여성과 달리 내장 사이에 지방이 축적돼 배꼽 위가 불룩한 내장비만이 흔하며 이는 성인병과 직결된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맞벌이 주부의 경우 직장생활은 물론 가사 육아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시간에 쫓겨 운동할 시간은 없는데다 식사시간이 불규칙해져 몸에 독소가 쌓여 몸이 불어난다.

출산 후 늘어난 뱃살은 갈라진 튼살을 만들어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장차 성인병 여성암 호흡기질환 등을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방에서는 독소를 배출하고 장차 위험이 될 성인병과 암의 씨앗을 제거하는 해독요법이 유행이다.

이 요법은 체내에 축적된 유해화학물질 발암물질 중금속 등의 독소를 내보내고 혈액을 정화시켜 스스로 세포기능이 되살아 나도록 유도한다.

해독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은 간으로 체내에서 자체 생성되거나 외부에서 유입된 수많은 유해물질을 해독해 체외로 배출한다.

한의학에서는 간주혈(肝主血)이라 하여 간이 혈액을 주관하므로 간을 해독한다는 것은 혈액을 정화시킨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해독치료는 문진과 진맥을 통해 복부비만이나 주상증(酒傷症)의 원인을 밝힌 다음 청간탕 생간탕 생간비탕 생간온비탕 청간건비탕 등의 간 해독약을 처방하는 게 주가 된다.

최근에는 한의원에서 백혈구와 적혈구의 모양 등을 판단해 혈액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생혈검사가 보편화되고 있다.

간기능 이상과 비만 고지혈증 등에 의한 몸의 독소 축적 상태를 가늠하는 유용한 진단 수단이다.

이와 함께 △튼살을 완화시키고 지방 분해를 자극하는 복부마사지(카르복시테라피) △숙변을 제거하는 장 세척요법 △지방 분해와 근육운동 촉진을 유도하는 지방분해 전기침 △수증기를 환부에 쏘이는 스팀요법 등이 실시된다.

장석근 광동한방병원 해독클리닉 원장은 "해독치료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소지를 안고 있는 사람 외에도 아토피성피부염 여드름 기미 등 피부질환이 있거나 소화장애 과민성대장증후군 불면증 두통 관절염 근육통 등의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필요하다"며 "담배 피고 백태가 잘 끼고 눈이 자주 충혈되며 머리가 빠지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기혈이 지나치게 허해 하혈하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임산부 등에게는 적용해서는 안된다.

해독요법을 받은 사람은 더 이상 독소가 쌓이지 않게 하루 20분 이상의 걷기 달리기 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을 가볍게 실시하고 정신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휴식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지도록 한다.

하루 8잔의 미지근한 온수를 마시고 38∼40도의 물에서 10∼15분간 반신욕하면 독소나 노폐물의 배출이 촉진된다.

카페인 및 탄산음료, 염분과 조미료가 많이 든 자극적인 음식은 제한하는 게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