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인재양성 국왕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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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교육 시스템 개선을 위해 오일 머니를 쏟아붓고 있고,유럽연합(EU)은 이민자들이 수월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 및 체류 제도를 대폭 손질 중이다.
인도는 정보기술(IT) 업체가 전면에 나서 '집 나간' 인재를 불러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4일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의 부와 힘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우수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두뇌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의 똑똑한 대학생을 자국 대학원에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2009년 개교 예정인 '킹압둘라기술과학대학(KAUST)'이 대표적인 케이스.이 학교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직접 사재를 털어 세울 예정이다.
초기 투자비용으로만 5조원을 풀었다.
2009년 학교 문을 연 뒤에는 교수 연구비와 학생 장학금,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기금 등의 용도로 3조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학생 유치활동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9월부터 전 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생을 모으고 있다.
등록금은 없다.생활비와 도서 구입비 등도 추가로 지원한다는 달콤한 조건을 내걸었다.
KAUST는 초기에 300명가량의 외국 학생을 모집한 뒤 점차 규모를 확대해 2000명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다.
종교적인 색채도 지우기로 했다.
캠퍼스 안에서는 다른 종교와 인종에 배타적인 아랍법을 적용하지 않고 여성 차별적인 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EU는 동유럽 등 인근 지역의 우수 기술자를 빨아들이기 위해 미국의 '그린카드(영주권)'를 본뜬 '블루카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블루카드는 기존의 복잡한 이민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으로 일종의 '원스톱 비자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블루카드 제도가 시행되면 비(非) 유럽권 출신 전문 기술인력들이 우선적으로 2년간의 체류기간을 보장받게 되고,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다른 EU 회원국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회원국 국민과 비슷한 수준의 사회보장이나 노동조건은 기본이다.
'늙은 유럽'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EU 인력만으로 부족하다는 절박함이 블루카드의 탄생 배경이다.
인도에서는 기업이 앞장섰다.
인포시스 HCL테크놀로지 등 인도 IT 기업들은 높은 연봉과 차별화된 사원 교육 시스템 등을 내세워 자국을 떠나는 우수 인재의 발을 묶는 동시에 인근 동남아 지역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노력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HCL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지사 파견이나 외국 연수 등을 약속하지 않으면 우수 직원들을 채용하기 힘들었지만 이젠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며 "최근엔 오히려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 근무를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의 이런 인재 확보 노력과는 반대로 미국은 오히려 외국인들의 입국을 갈수록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포천은 꼬집었다.
테러 위협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공항의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천은 "인재 시장은 이제 국경을 초월한 완전경쟁 시장에 접어들었다"며 "현명한 국가일수록 이런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중동 산유국들은 교육 시스템 개선을 위해 오일 머니를 쏟아붓고 있고,유럽연합(EU)은 이민자들이 수월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 및 체류 제도를 대폭 손질 중이다.
인도는 정보기술(IT) 업체가 전면에 나서 '집 나간' 인재를 불러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4일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의 부와 힘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우수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두뇌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의 똑똑한 대학생을 자국 대학원에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2009년 개교 예정인 '킹압둘라기술과학대학(KAUST)'이 대표적인 케이스.이 학교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직접 사재를 털어 세울 예정이다.
초기 투자비용으로만 5조원을 풀었다.
2009년 학교 문을 연 뒤에는 교수 연구비와 학생 장학금,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기금 등의 용도로 3조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학생 유치활동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9월부터 전 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생을 모으고 있다.
등록금은 없다.생활비와 도서 구입비 등도 추가로 지원한다는 달콤한 조건을 내걸었다.
KAUST는 초기에 300명가량의 외국 학생을 모집한 뒤 점차 규모를 확대해 2000명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다.
종교적인 색채도 지우기로 했다.
캠퍼스 안에서는 다른 종교와 인종에 배타적인 아랍법을 적용하지 않고 여성 차별적인 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EU는 동유럽 등 인근 지역의 우수 기술자를 빨아들이기 위해 미국의 '그린카드(영주권)'를 본뜬 '블루카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블루카드는 기존의 복잡한 이민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으로 일종의 '원스톱 비자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블루카드 제도가 시행되면 비(非) 유럽권 출신 전문 기술인력들이 우선적으로 2년간의 체류기간을 보장받게 되고,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
다른 EU 회원국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회원국 국민과 비슷한 수준의 사회보장이나 노동조건은 기본이다.
'늙은 유럽'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EU 인력만으로 부족하다는 절박함이 블루카드의 탄생 배경이다.
인도에서는 기업이 앞장섰다.
인포시스 HCL테크놀로지 등 인도 IT 기업들은 높은 연봉과 차별화된 사원 교육 시스템 등을 내세워 자국을 떠나는 우수 인재의 발을 묶는 동시에 인근 동남아 지역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노력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HCL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지사 파견이나 외국 연수 등을 약속하지 않으면 우수 직원들을 채용하기 힘들었지만 이젠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며 "최근엔 오히려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 근무를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의 이런 인재 확보 노력과는 반대로 미국은 오히려 외국인들의 입국을 갈수록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포천은 꼬집었다.
테러 위협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공항의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천은 "인재 시장은 이제 국경을 초월한 완전경쟁 시장에 접어들었다"며 "현명한 국가일수록 이런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