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이후 투자 끊겨

PC방 등록제 등 규제 양산

'3년 뒤인 2010년에는 한국 게임산업 성장률이 0%로 떨어질 수 있다.

'게임업계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게임업계 사람들은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어"라고 말하면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게임산업 성장률은 2004년 66.8%에서 2005년 41.3%,2006년 23.4%로 떨어졌고 올해는 19%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10%대 성장률은 처음이다.

게임업계가 성장률 하락보다 더 우려하는 것은 온라인게임이나 게임산업에 대한 나빠진 여론이다.

지난해 8월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진 뒤 정부든 국회든 '게임은 해롭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게임산업 육성 예산이 깎인 게 증거다.

게임업계는 '바다이야기 파문'과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런 호응이 없는 실정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과)는 "이대로 가면 한국 게임산업이 5년 내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바다이야기 사태'가 게임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위 교수는 "문화관광부나 게임물등급위원회가 규제 위주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진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게임업계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사회문제를 일으킨 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신설됐고 게임산업에 대해서는 진흥보다는 규제 위주의 정책이 펼쳐졌다.

게임산업진행법을 고쳐 PC방을 자유업에서 등록제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게임산업의 인프라인 PC방에 대한 고강도 규제는 게임산업에 직격탄이 됐다.

2005년 2만2171개였던 PC방이 지난해엔 2만986개로 줄었다.

PC방 등록제가 시행될 경우 PC방 6000여개가 추가로 사라진다.

사행성 게임장을 단속하기 위한 조치가 한때 유망산업으로 불렸던 게임산업까지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도 땅으로 떨어졌다.

게임업계 L사장은 "온라인게임으로 세계를 주름잡아 보려고 했는데 요즘 같으면 왜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는지 후회만 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도 극도로 위축됐다.

정승철 조이맥스 마케팅팀장은 "바다이야기 사태 뒤 게임에 투자하겠다는 벤처캐피털이나 투자회사를 찾아볼 수 없다"고 탄식했다.

게임산업 주무 부서인 문화부에서도 규제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화부 관계자는 "게임산업 진흥을 주장하고 싶어도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똑같은 게임만 양산하는 게임업계에도 문제가 있다.

괴물 때려잡는 '리니지 류'의 게임 일색에,아이템 현금거래를 빼면 이렇다 할 재미 요소가 없는 고질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본계 GMO게임즈코리아 윤재수 사장은 "리니지2 이후 한국에서는 시대를 바꿀 만한 게임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혁신이 없는 산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