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정신적 요인과 질병의 관계를 중시했다.
한의학은 감정의 표현을 크게 기쁨(喜) 노여움(怒) 근심(憂) 생각(思) 슬픔(悲) 놀람(驚) 두려움(恐) 등 7가지로 나누고 칠정(七情)이라고 했다.
외부의 객관적인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 반사적으로 특정한 감정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다.
그러나 정신적 자극이 급격하고 강렬하거나 장기간 지속되면 인체의 생리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칠정은 내장기관에 직접 영향을 줘 질병을 발생시키므로 이를 내상칠정(內傷七情)이라고 한다.
화를 내면 간이 상하고,너무 기쁘면 심장이 상하고,생각이 많으면 비장이 상하고,슬퍼하면 폐가 상하고,두려워 하면 신장을 상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감정의 격동과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대응태세에 따라 질병의 발생은 달라질 수 있다.
한의학은 칠정을 정신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오행의 상극에 금극목이 있다.
금은 슬픔, 목은 노여움의 성정을 나타낸다.
따라서 예컨대 부부갈등이 생긴 경우 화난 사람에게 상대방에서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음을 보이고 말을 건넨다면 화해를 할 수 있다.
감동하면 용서할 수 있고 안을 수 있고 서로 통할 수 있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고 잠자리도 더 감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는 부부갈등에 대해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고치기 위한 대화 중심의 상담치료를 시행한다.
이와 달리 한의학은 감정의 상태가 인체의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현상학 증상학적으로 고찰하고 정서적 상통성을 중시해 치료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한방 정신과 치료와 함께 갈등하는 부부의 감정을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는 침과 한약을 처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도움말=강형원 원광대 한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