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순차적으로 나눠 '분할행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제3자가 쌍용건설을 인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돼 오는 27일로 예정된 예비입찰 접수과정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채권단 보유지분은 총 50.07%로,이 중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확보한 우선매수청구권은 24.72%로 가장 많다.

4일 캠코와 쌍용건설 등에 따르면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카드 등의 누적 포인트처럼 순차적으로 '분할 행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코 관계자는 "쌍용건설 사주조합과 맺은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한 MOU에는 사주조합이 제3자 제시가격 이상으로만 매입 의향을 밝히도록 돼 있다"며 "법률적 검토 결과 사주조합 측이 청구권을 분할 행사한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주조합 측은 향후 캠코의 쌍용건설 지분 매각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예비입찰 및 본 입찰을 통해 최고가에 인수 희망가격을 제시할 것을 대비，청구권의 일부만 행사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예컨대 캠코가 채권단 보유지분 50.07%를 매각할 때 사주조합은 우선매수청구권 24.72% 가운데 일단 15%만 매입한 뒤 나머지 지분 9.72%는 캠코가 잔여주식 35.07%를 재매각할 때 추가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사주조합 측은 기존 보유지분 18.21%와 임원지분 1.71%를 갖고 있어 청구권의 15%만 행사해도 우호지분(쌍용양회 6.13%)을 합쳐 총 41.05%를 확보，최대주주 자격을 얻게 된다.

반면 우선협상대상자는 채권단의 잔여지분 35.07%를 모두 매입해도 경영권 장악에 실패하게 된다.

청구권을 뺀 잔여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상실되는 만큼 최초 매각시점보다 매각금액이 내려갈 전망이다.

사주조합 측은 청구권 분할행사를 통해 매각이 진행될수록 낮은 가격에 청구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