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비즈니스맨은 찬밥이었다.

호텔들은 도박을 하러 오는 관광객 유치에만 정성을 쏟았다.

비즈니스맨은 그저 도박꾼들이 자리를 비운 평일에 호텔 객실을 채우는 '보조 수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컨벤션센터를 짓고 각종 행사를 유치하는 호텔들이 늘면서 라스베이거스 거리에 양복 차림의 여행객들이 급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라스베이거스가 미국 컨벤션 산업의 메카로 부상하면서 비즈니스맨이 라스베이거스의 주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의 변신은 카지노업계의 '큰손' 셸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이 주도했다.

아델슨은 10여 년 전 라스베이거스 시내에 수만 평 규모의 컨벤션센터 두 곳을 세웠다.

처음엔 우려도 많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델슨의 '도박'은 '잭팟'을 터뜨렸다.

각종 회의와 행사가 라스베이거스로 몰렸고 컨벤션센터와 붙어 있던 아델슨 소유의 호텔은 방이 모자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산업국의 크리스 마이어 부사장은 "최근 5년간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 산업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비즈니스맨은 2001년 500만명에서 작년엔 63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같은 기간 50%가량 늘어나 작년엔 82억달러에 달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