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을 향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검찰이 5일 대선 최대 뇌관으로 꼽혀 온 BBK와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무혐의' 딱지를 붙여준 데 따른 것이다.

선거까지 남은 2주일 동안 이렇다 할 변수가 돌출하지 않는 한 '대세론'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후보 측은 "암흑의 터널에서 벗어나 '대세론 굳히기' 작전에 들어간다"고 의지를 다졌다.

BBK 의혹 제거는 여러 효과를 낳을 것으로 한나라당은 기대하고 있다.

이제 웬만한 이슈로는 '이명박 대세론'을 흔들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여권은 공작정치를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또 저런다'고 할 게 뻔하다"고 단정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의혹의 눈높이를 너무 키워 놓아 국민들에게 내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지지층 결집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검찰 발표 결과에 따라 이 후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답한 40% 안팎의 유권자들을 묶어둘 수 있게 됐다.

한 실장은 "BBK로 흔들렸던 이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하게 될 것"이라며 "7부능선을 넘었다.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컨설팅 업체 '민'의 박성민 대표도 "1강 2중 구도가 반전될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연 확대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준 의원에 이어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까지 이날 지지에 가세함에 따라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를 놓친 데 따른 충청권 표심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이 후보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출마 포기 압박 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그가 출마의 주요 이유로 꼽은 것이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설'이었던 만큼,이제 명분을 잃었다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그렇다고 변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박성민 대표는 "앞으로 이명박 후보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자신의 실수가 변수가 되는 이른바 '이명박 대 이명박'의 싸움에서 그가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란 얘기다.

세 차례 예정된 TV 토론회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 후보를 향해 다른 후보들이 협공을 할 게 뻔한 상황에서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검찰의 외압 수사 논란,여권의 BBK 특검 발의 등을 놓고 대선까지 정치권은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