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유럽서 투자 다변화…싱가포르ㆍ중국 등 타깃

중동의 대표적인 국부펀드의 하나인 두바이월드가 미국과 유럽보다는 아시아 부동산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영투자회사인 두바이월드의 유 라이 분 투자책임자(CIO)는 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과 유럽에 투자가 집중돼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며 "내년부터 포트폴리오의 아시아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지만 아시아는 이에 비해 나은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 조정 이유를 밝혔다.

두바이월드는 현재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의 상업용 건물 등 해외 부동산에 200억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은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 라이 분 CIO는 "미국과 유럽에 갖고 있는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하진 않겠지만 매입 희망자가 나오면 협상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처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들 지역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아시아 쪽 비중을 늘리기 위해 이미 싱가포르 도심 호텔 및 상업시설에 투자하기로 하고 현지 개발업체인 시티 디벨로프먼트와 이스라엘의 엘라드 그룹과 협업 체제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사업 비용은 총 17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두바이월드는 중국의 개발 당국과 부동산 투자 가능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두바이월드는 산하 부동산 관련 회사인 나힐과 이스티스마르를 한 회사로 합병,해외 부동산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두바이의 인공섬 팜아일랜드 등을 개발하고 있는 두바이 국영 개발업체인 나힐과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에 80억달러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이스티스마르를 합칠 경우 총 520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회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