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무혐의로 막을 내린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는 여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4% 이상 상승한 반면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지지율은 동반 하락했다.

이 후보는 합종연횡을 전제로 한 3자 대결 구도와 당선 가능성에서 모두 여타 후보를 압도,'대세론'에 한층 힘이 실렸다.

◆3자 가상대결=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정동영 후보 간의 3자 가상 대결에서 이명박 후보가 이회창 정동영 후보에 세 배 가까이 앞서 갔다.

이명박 후보는 남성(52%)과 50세 이상(54.1%),40대 남성(54.3%)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BBK 의혹으로 이 후보를 떠났던 표가 무혐의라는 검찰 발표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과 인천·경기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호남에서는 22.9%로 지지율이 가장 낮았다.

정동영 후보는 텃밭인 호남에서 42.5%의 높은 지지를 받은 데 비해 대구·경북에서 10.5%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후보는 전국적으로 13∼18%대의 지지율을 보였다.

◆후보 교체 가능성=현재 지지하고 있는 후보를 선거일 이전에 다른 후보로 바꿀 가능성에 대해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전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한 반면 '바꿀 수 있다'는 대답은 35.5%로 조사돼 유권자의 상당수가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했음을 시사했다.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75.7%가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고,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은 61.6%가 계속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문국현 후보 지지층에선 61.9%가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고,이회창 후보 지지자는 43.9%가 지지 후보를 바꿀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 '바꾸지 않겠다'는 반응이 68.5%로 가장 많았고,이어 서울(66.2%),대전·충청(58.8%),인천·경기(49.6%),강원(47.3%),부산·울산·경남(46.0%),광주·전라(44.9%) 순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믿을 만하다'는 견해보다 약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후보 지지층에선 '믿을 만하다'는 응답이 71.6%로 '믿을 수 없다'는 대답(16.9%)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이회창 후보 지지자와 정동영 후보 지지층에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각각 65.2%,79.3%로 훨씬 많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61.7%),강원(54.8%),대전·충청(49.1%),인천·경기(46.9%),부산·울산·경남(40.0%)에서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대구·경북(51.3%)과 서울(50.3%)에서는 '믿을 만하다'는 응답이 '믿을 수 없다'는 대답을 앞섰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믿을 수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고,50대 이상에선 '믿을 만하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데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관련 없다'는 응답(57.3%)이 '관련 있다'는 대답(41.3%)보다 많았다.

거주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번 검찰의 발표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다수였고,연령별로는 30대를 제외하곤 모든 연령층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정몽준의 지지가 영향 가장 커=최근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후보와 정치세력의 연대에서 정몽준 의원의 이명박 후보 지지가 대선에 가장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의 단일화(18.8%)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고,이회창 후보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의 연대(9.9%) 효과가 가장 낮았다.

정 의원의 이 후보 지지에 대한 영향력은 인천·경기(63.6%)와 대구·경북(58.3%),서울(51.2%)에서 높게 나타났다.

강동균/이준혁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