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정책연구센터(CNAPS) 소장은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올림픽을 치르는 내년 이후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이 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미·중 협력 관계는 계속될 것이며,한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한·미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원장 박태호) 초청으로 5일 방한한 부시 소장은 기자와 만나 "6년 연속 10% 이상 성장한 중국경제는 과열 후유증이 불거져 구조 조정기를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도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할 때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을 대표하는 중도 성향의 싱크탱크다. 부시 소장은 2002년부터 CNAPS를 이끌고 있는 중국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중국은 주요국과의 거래에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내 불만을 사고 있으며 식품안전 등에서도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빈부격차,전력부족,환경오염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요."

부시 소장은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면서 버블(거품)을 잡기 위해 긴축에 나서는 등 경제정책을 안정 중심으로 바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불균형에 불만을 품은 국가들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력이 심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점진적으로 절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부시 소장은 미·중 관계에 대해선 "중국이 군사력을 키우고 경제강국으로 부상해 미국에 위협이 될 것이란 주장도 많지만 빈부격차 해소,사회 안정 등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당분간은 미국과의 '갈등'보다는 '협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글로벌 리더십을 계속 유지해 왔으며,아직도 군사적으로 중국을 압도하는 힘을 갖고 있어 중국과의 관계에서 당분간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핵 해결 등 동아시아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양국은 상호 협조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부시 소장은 또 한국과 미국에서 신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이후에도 양국은 큰 갈등없이 북핵 및 경제 현안을 원만하게 풀어갈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에 미국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됐다"고 회고한 뒤 "현재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관계국 간 분위기가 좋은 상태여서 한국 신정부는 북핵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