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샌드'로 대박 加 시골마을 노동자들의 달라진 삶

지난달 캐나다 앨버타주 우드버펄로의 오일샌드(기름을 함유한 모래로 석유를 대체하는 자원) 채굴 현장에 취직한 중장비 기사 마이크 사보이씨는 살맛이 난다.

혼자 쓰는 사택에는 20인치 벽걸이 위성 TV에 2인용 침대,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갖춰져 있다.

식당에서 고급 갈비 요리를 즐기고 사택에 마련된 아이스하키장에선 코치 지도로 아이스하키를 배울 수도 있다.

점심 도시락도 종류가 17가지에 달한다.

모든 서비스가 공짜다보니 자신이 '앨버타의 왕자'가 된 것 같다고 사보이씨는 농을 늘어놓는다.

캐나다 시골마을인 앨버타주 우드버펄로가 오일샌드로 각광받기 시작하자 석유 채굴 회사 노동자들이 덩달아 VIP 대우를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월급 주는 감옥'에 비유될 정도로 열악했던 석유 채굴 현장이었지만 지금은 딴 세상이 됐다.

오일샌드를 채굴할 숙련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석유개발 업체들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석유회사들의 인력 확보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로열더치셸 자회사인 셸캐나다는 2500명의 직원을 수용하는 고급 사택을 포함,총 1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셸캐나다 대변인인 재닛 앤슬리는 "노동력이 부족해 석유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된다"며 "직원들이 고향 친구들에게 오일샌드 업계에서 일하려면 셸이 최고라고 추천하기를 바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앨버타 주정부는 아시아와 유럽까지 가서 노동자를 구하는 사업설명회를 열고 있다.

임금도 높다.

미숙련 트럭 운전사가 10만캐나다달러(9120만원)의 연봉을 받고 숙련된 용접공은 20만캐나다달러(1억8200만원)를 받는다.

이러다보니 오일샌드 붐은 '21세기판 골드러시'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앨버타주로 옮겨 오는 노동자들 때문에 캐나다 인구가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캐나다 신문 글로브앤드메일이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앨버타는 2001~2006년 8만8000여명의 순 인구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캐나다 최대 주인 동부 온타리오는 같은 기간 2만6900명의 순 인구감소를 보였다.

부작용도 있다.

한 세대가 살 만한 주택 가격은 지난 1년간 15만캐나다달러가 뛰어 62만5000캐나다달러(5억7000만원)에 달한다.

7년간 집값이 3배로 폭등했다.

도로와 하수도도 모자란다.

살 만해지니까 마약과 매춘도 성행하게 됐다.

전화번호부에는 신변보호 서비스 업체 안내만 11쪽에 걸쳐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