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교훈은 무궁무진하지요.

수많은 인간관계부터 흥망성쇠의 원리까지….

특히 신라시대에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대하역사소설 '삼한지'로 유명한 작가 김정산씨(46)가 새 역사소설 '위화'(도서출판 포북)를 내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위화(魏花)는 신라 화랑제도의 시초가 된 인물.'화랑세기'에 초대 풍월주(화랑의 우두머리)로 기록돼 있다.

'화랑(花郞)'도 '위화랑(魏花郞)'에서 나온 말이다.

진흥왕 때 섭정을 맡은 지소태후가 위화의 멋과 풍류에 감복해 화랑제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번 소설에서 위화와 주변 인물 간의 27개 에피소드에 초점을 맞췄다.

삼국 가운데 가장 작은 나라였던 신라가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화랑도였으며,이는 그 시조인 위화의 '내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번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커뮤니케이션'과 '풍류'다.

작가는 법흥왕 시기에 유입된 불교가 국내 토착신앙과 융합할 수 있었던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풍류를 중시하는 위화의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그는 "풍류란 그냥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 아니라 삶을 즐기고 향유하는 태도,그에 따른 처세와 소통의 기술을 총칭하는 용어"라고 설명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상호를 존중하는 마음가짐.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소통의 기술은 불교를 받아들일 때도 가교 역할을 했고,신라의 인재 양성과 인격 도야에도 중요한 방편이 됐지요."

그는 1500년 전의 역사 속에 현대인들을 위한 인생 지침까지 녹여낸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을 수 있다''친한 사이라도 비밀은 필요하다'는 등의 가르침을 행간 곳곳에 묻어둔 것.그래서 한 편의 '잠언집' 같기도 하다.

스토리가 흥미로운데다 문장까지 유려해 한 번 잡으면 쉽게 놓지 못한다.

입체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위화의 이미지 또한 소설 읽는 재미를 더한다.

행동은 아이 같으면서도 생각은 깊고,스스로 발전을 거듭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27개 이야기에 각각의 교훈이 들어있어 하루에 한 편씩 읽어도 좋다.

글=박신영/사진=강은구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