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둔화 시그널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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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과 고유가 등 외부 악재들이 국내 시장에서 주가·금리·환율의 변동성을 키우더니 급기야 기업과 가계의 자신감마저 무너뜨리는 양상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2.0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하락한 데 이어 가계마저 심리 불안을 보일 경우 내수소비가 위축돼 내년 경기는 '성장 둔화'를 넘어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경기.생활형편 모두 하락
소비자기대지수는 올해 2월 98.1에서 3월 97.8로 떨어진 뒤 지난 10월까지 줄곧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11월 소비자기대지수가 102.0으로 기준치(100)를 넘어 낙관적 기대가 비관적 기대보다 많긴 하지만 방향성이 문제다.
전달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은 경기를 낙관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실제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이 같은 불안감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경기'기대지수가 97.7로 10월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졌고 '소비지출'기대지수도 106.8로 10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 역시 101.4로 전월(102.4)보다 내려갔다.
소득 연령 등 계층별로 파악한 기대지수 모두 하락했다는 것도 문제다.
불안 심리가 전 계층으로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6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하는 소비자평가지수도 11월 88.0으로 전월(92.5)에 비해 4.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미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제조업 BSI전망치'는 9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지는 등 기업 부문에서의 불안감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생산.서비스 모두 둔화 조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 확대와 물가 상승 압력 증가 등 위험 요인들이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주택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나빠지고,유럽지역은 경기체감지수가 떨어지고,중국은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악재들은 이미 국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10월 산업생산이 17.8% 증가했으나 추석연휴 등 변동 요인을 감안하면 '둔화'됐다는 지적이다.
서비스활동 역시 9~10월 평균 증가율이 6.4%로 8월(7.3%)에 미치지 못했다.
공장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경기확장세 지속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5%에 대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공업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기술적 요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분기까지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와 자본재수입 증가폭이 늘어나고 부진한 건설경기가 10월 들어 수주액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 등은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 위축 촉발 우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의 경우 당초 5% 성장을 전제했으나 최근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고유가의 지속,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하방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내수소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늘어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전망지수 등 각종 심리지표들이 최근 들어 급격히 나빠짐에 따라 내수소비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해졌다.
11월 속보지표에 따르면 자동차 내수판매는 전달인 10월에 비해 1.7% 감소하고 할인점 매출도 1.6% 줄어드는 등 이미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배당·이자 수입 증가로 실질 국민소득(GNI)이 국내총생산(GDP)보다 증가율이 높아져 소비 여력이 다소 개선됐으나 실제 소비 증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올해 취업자 증가 인원이 30만명을 밑도는 등 고용이 부진한 데다 가계 심리마저 불안해질 경우 내구재 등 경기에 민감한 소비부터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과 고유가 등 외부 악재들이 국내 시장에서 주가·금리·환율의 변동성을 키우더니 급기야 기업과 가계의 자신감마저 무너뜨리는 양상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2.0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최근 발표된 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하락한 데 이어 가계마저 심리 불안을 보일 경우 내수소비가 위축돼 내년 경기는 '성장 둔화'를 넘어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경기.생활형편 모두 하락
소비자기대지수는 올해 2월 98.1에서 3월 97.8로 떨어진 뒤 지난 10월까지 줄곧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11월 소비자기대지수가 102.0으로 기준치(100)를 넘어 낙관적 기대가 비관적 기대보다 많긴 하지만 방향성이 문제다.
전달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은 경기를 낙관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실제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이 같은 불안감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경기'기대지수가 97.7로 10월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졌고 '소비지출'기대지수도 106.8로 10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 역시 101.4로 전월(102.4)보다 내려갔다.
소득 연령 등 계층별로 파악한 기대지수 모두 하락했다는 것도 문제다.
불안 심리가 전 계층으로 퍼지고 있다는 얘기다.
6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하는 소비자평가지수도 11월 88.0으로 전월(92.5)에 비해 4.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미 경기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제조업 BSI전망치'는 90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지는 등 기업 부문에서의 불안감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생산.서비스 모두 둔화 조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 확대와 물가 상승 압력 증가 등 위험 요인들이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주택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나빠지고,유럽지역은 경기체감지수가 떨어지고,중국은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악재들은 이미 국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10월 산업생산이 17.8% 증가했으나 추석연휴 등 변동 요인을 감안하면 '둔화'됐다는 지적이다.
서비스활동 역시 9~10월 평균 증가율이 6.4%로 8월(7.3%)에 미치지 못했다.
공장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경기확장세 지속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KDI는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5%에 대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공업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기술적 요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1분기까지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와 자본재수입 증가폭이 늘어나고 부진한 건설경기가 10월 들어 수주액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 등은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 위축 촉발 우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의 경우 당초 5% 성장을 전제했으나 최근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고유가의 지속,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하방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내수소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늘어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전망지수 등 각종 심리지표들이 최근 들어 급격히 나빠짐에 따라 내수소비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해졌다.
11월 속보지표에 따르면 자동차 내수판매는 전달인 10월에 비해 1.7% 감소하고 할인점 매출도 1.6% 줄어드는 등 이미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배당·이자 수입 증가로 실질 국민소득(GNI)이 국내총생산(GDP)보다 증가율이 높아져 소비 여력이 다소 개선됐으나 실제 소비 증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올해 취업자 증가 인원이 30만명을 밑도는 등 고용이 부진한 데다 가계 심리마저 불안해질 경우 내구재 등 경기에 민감한 소비부터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