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희 CFP 인증자ㆍIFPK㈜ 지점장

서울 마장동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김모 사장(40).노후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며 당장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언론에서 다룬 고령화 관련 특집 기사를 보고 노후 대비가 한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훗날을 위해 뭔가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그 동안 전혀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온통 음식점 운영에만 신경을 써오다 보니 노후 대책은 항상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자영업 특성상 수입이 불규칙해 장기 투자는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했다.

김 사장은 이번을 계기로 자신의 구체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 전문가에게 재무설계를 받아보기로 결심했다.

김 사장은 현재 가치로 따져 월 150만원 정도의 노후생활(국민연금 제외)을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막내 자녀가 독립할 것으로 보이는 60세에 은퇴해 79세까지 노후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물가상승률을 4% 정도,은퇴 후 세후 투자 수익률을 5%로 가정할 때 김 사장은 60세 시점에 약 7억2000만원의 은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김 사장이 원하는 은퇴자금 7억2000만원을 지금부터 60세까지 20년에 걸쳐 마련하려면 수익률을 연 8%로 가정할 때 매월 130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매월 130만원을 은퇴 준비만을 위해 투자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김 사장에게 은퇴 예상 시점을 60세에서 65세로 늦추기를 권했다.

자녀가 독립한다고 자신이 경제활동으로부터 완전히 떠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60세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60세 은퇴를 생각하기보다는 60세 이후에도 일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려는 마인드가 더 필요하다.

김 사장이 은퇴 시점을 65세로 5년만 늦추면 한 달에 필요한 투자금액은 76만원대로 떨어진다.

김 사장이 노후생활을 위해 월 76만원 정도를 투자하는 것은 향후 몇 년간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자영업 특성 중의 하나인 불규칙한 수입은 장기 투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자영업자의 은퇴자금 준비는 한 가지 상품보다는 유연성을 갖춘 상품을 겸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김 사장의 은퇴자금 포트폴리오는 연금 수령 시점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투자 실적에 관계없이 원금을 보장받는 변액연금을 기본으로 했다.

그리고 납입의 유연성이 있는 적립식 펀드와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추가해 3가지 상품으로 분산했다.

장기 투자를 할 때는 갑작스러운 수입 중단에 대비해 유연성을 갖도록 하고 동시에 불의의 사고로 영구적인 수입 감소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김 사장은 은퇴자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보험료 납입면제 특약을 부가했다.

보험료 납입면제 특약은 별도의 상품은 아니다.

피보험자가 일정비율의 장해 판정을 받았을 경우 계약자가 납입해야 할 보험료를 보험사가 대신 납입해주는 특약이다.

최초 설정한 납입 기간이 길수록 보험료 납입면제 특약으로 받을 수 있는 보장기간은 더 길어진다.

장기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 관건이다.

목표자금을 마련할 때까지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김 사장과 같은 자영업자는 본인의 불규칙한 수입을 고려해 최초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유연성 있는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moonheec@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