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인 최선호 국립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50)가 문화유적 답사기 '한국의 미(美) 산책'(해냄)을 출간했다.

서울대와 뉴욕대에서 동양화와 서양화를 전공하고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한 그의 첫 책이다.

이 책에는 그가 2005년부터 30개월간 매달 유적지를 방문한 후 월간 '머니'에 기고한 30편의 글과 직접 찍은 사진 190여 장이 실려 있다.

'비어 있음'의 미학을 보여주는 병산서원의 만대루, 사대부가의 면모를 온전히 보여주는 강릉 선교장,백제.고려.조선의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청양 장곡사,선비 문화의 원형을 보여주는 경주 양동마을의 관가정,차(茶) 문화의 고향인 일지암….

역사와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풀어낸 지적 감성이 돋보인다.

저자는 절제와 검약을 바탕으로 한 작고 단아한 아름다움이 한국의 미(美)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휘어진 나무를 기둥으로 쓴 개심사 심검당,꾸불텅한 소나무 등걸을 쓴 장곡사 부엌 천장에서 한국적인 자연미를 읽어낸다.

그는 "못 볼 것을 보면 볼 걸 못 본다"고 말한다.

문화 유적을 원형 그대로 봐야 한다는 것.그래서 표지판이나 전신주,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 찍은 고즈넉한 사진들만 책에 담았다.

352쪽,2만8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