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대책'을 발표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주가 움직임이 말해주듯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책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비록 충분치는 않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렇지만 모기지 연체 위기에 처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책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의 금리를 5년 동안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골자다.

금리가 동결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연방주택국이나 모기지회사를 통해 금리가 낮은 대출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을 적극 권장키로 했다.

"이번 조치로 120만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시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방치할 경우 내년에 더 큰 불안을 야기해 주택경기는 물론 미 경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절박감에 따른 것이다.

월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내년에 발생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줬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 금리가 인상되는 변동금리부 서브프라임(ARM) 모기지는 362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어느 정도만 구제한다고 해도 부실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에서다.

실제 최근 들어 주택 압류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은 급증하는 추세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 주택압류절차가 시작된 모기지는 전체의 0.78%에 달했다.

전분기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것임은 물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30일 이상 연체 중인 모기지 연체율은 3분기 중 5.59%를 기록해 198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번 조치는 이런 추세를 억제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금리동결 대상자가 한정됐다.

이미 연체를 시작했거나 금리를 동결해도 상환이 의문시되는 사람은 제외된다.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용자들로선 힘들다.

더욱이 부실에 허덕이는 모기지회사들이 아무나 금리를 동결해 줄 리는 만무하다.

베이얼드의 주식 트레이딩 책임자인 짐 헤릭은 "이번 조치가 희미한 빛의 희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얼마나 큰 효과를 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