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검찰 즉각수사 … 신당 "보도 허위작성"
'BBK 주가조작 사건'의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둘러싼 정치권의 싸움이 '김경준 여권 배후설'로 옮겨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7일 김씨의 국내 송환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김씨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이른바 '기획 입국설'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일부 언론은 이날 김씨의 미국 LA 연방구치소 수감 동료인 미국인 테클레 지게타씨가 변호인과 나눈 대화록에서 "김씨가 지난 3월부터 자신을 면회온 한국 정부 고위인사들과 거래를 했는데 무언가 증언을 해주면 그 대가로 사면이나 가벼운 형량의 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게타씨는 또 "김씨가 자신이 BBK의 소유주이며 이명박 후보는 BBK의 소유주가 아니고 BBK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보도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신당과 정동영 후보에 맹공을 퍼부었다.
한나라당은 자체 진상조사단을 발족시키기로 하는 한편 검찰에 대해서도 즉각 수사에 착수하라고 압박했다.
남은 대선 기간에 이 문제를 쟁점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간 이명박 후보의 발목을 잡아 온 BBK 문제를 역으로 이용해 신당에 상처를 안겨주겠다는 전략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김경준 입국을 둘러싼 정치공작설의 정체가 밝혀지고 있다"며 "검찰은 즉시 검사를 미국에 파견해 면회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준의 검은 배후가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야 한다"면서 "이 땅에서 정치공작이 영원히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한국 정부 고위 인사가 김경준을 면회했다면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기획입국설이 사실이라는 얘기가 된다"며 "모종의 정치공작이 없었다면 미국에 남겠다고 인신보호 청원까지 냈던 김씨가 느닷없이 대선을 앞두고 귀국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이제 정동영 후보가 직접 김경준과 거래가 있었는지,또 기획입국을 사주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신당은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봉주 의원은 "김씨를 인터뷰한 데니스 장은 신분상 객관성에 의심이 간다.
그는 독립된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고 다스 변호사 사무실에 세들어 살고 있다"며 "객관적인 증언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지게타씨가 있던 LA 교도소는 공항 검색대처럼 정밀검색을 통과해야 수감자를 접견할 수 있다.
가진 모든 소지품을 내놓고 간다.
신발도 벗고 들어간다"면서 "어떤 방법으로 했는지 알 수 없으나 녹음은 절대 불가능하다.
거래설이라는 보도는 취재원서부터 허위로 작성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영식/강동균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