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등 낙폭과세株 선취매

지난 6월 이후 한국 증시에서 매월 수조원어치를 팔아왔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틀 연속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외국인 귀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외국인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31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날에도 14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올 5월까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다 6월부터 대규모 매도로 돌아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론이 확산된 지난 8월에는 한 달 동안 무려 8조9678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지수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달 순매도 규모도 6조9556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은 누적으로는 소폭 순매수로 전환했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모기지금리 동결과 내주로 예정된 금리 인하 등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대만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매도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일부 종목의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데다 내년 신정부 출범 후 시장 친화적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선취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영호 JP모건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곧 있을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내년에는 시장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규제가 많은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건설주를 9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종목에 대해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는 "올 들어 외국인은 주가가 많이 오른 조선과 철강업종은 매도한 반면 저평가 국면인 은행과 전기전자(IT) 중국 관련주를 계속 사들였다"며 "최근 주가 급락으로 다시 저평가된 중국 관련 수혜주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주와 최근 낙폭 과대주로 주목을 받았던 동양제철화학 대림산업 STX조선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태완/김재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