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재테크? … 묻어두면 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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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나 맥주는 오래 보관해 두었다고 그 값이 오르는 게 아니다.
출고 당시 맛이 가장 최적의 상태여서 그렇다.
하지만 와인은 다르다.
좋은 해에 생산된 와인은 보관(숙성) 기간이 길수록 그 값이 뛴다.
레드 와인의 경우 생산 이후 최소 3~4년이 지나야 비로소 제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인이나 배우자가 출생한 연도의 와인을 거액을 주고 구입해 생일에 깜짝 선물하는 와인 애호가들도 늘고 있다.
기후 조건 등이 최상인 해(great vintage)에 생산된 와인을 미리 확보해 둔다면 투자는 물론 알뜰 소비 차원에서도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다.
와인 재테크가 가능한 이유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와인 동호회로 꼽히는 '인비노베리타스'는 이 분야의 선구자 격이다.
70명의 회원들이 연 회비의 절반을 쪼개 2001년부터 좋은 해에 생산된 프랑스 보르도산 와인을 꾸준히 사모았는데 이들 와인의 값이 최대 3배까지 뛰어오른 것.2001년 병당 20만원을 투자해 사모은 '샤토 코스데스투르넬 2000'은 요즘 50만원을 호가한다.
인비노베리타스 동호회장인 김문식 한국보건의료원 국가시험원 원장은 "회원들끼리 좋은 와인을 값싸게 마셔 보자는 취지로 선호하는 와인을 미리 구입하기 시작했다"며 "열정과 정보수집 능력만 있으면 프랑스 보르도 와인 선물시장(En Primeur)에 접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온라인 주류 판매가 금지돼 있고,술을 팔려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인비노베리타스처럼 알뜰 소비 차원에서 투자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술품 경매가 활황을 탔듯이 향후 10년 안에 한국에서도 와인 경매가 '붐'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돈을 와인에 묻어 두는 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조정용 아트옥션 대표는 "미국만 해도 와인이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의 일"이라며 "국내의 와인 열풍을 감안할 때 와인 투자도 조만간 새로운 재테크 분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