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점센터장 … 대박아닌 가치투자가 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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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점센터장 … 대박아닌 가치투자가 승산
그녀의 별명은 '형님'이다.
직장에서 남자 후배들이 그렇게 부른다.
남성이 군림하던 1980년대부터 증권 영업 현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고수임을 인정하는 애정의 표현이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점센터장(42).
한눈에 봐도 여성 특유의 친화력과 세심함이 외모와 행동에서 우러나오지만 그의 '무기'는 '강함'에 있다.
지난 11월 굿모닝신한증권의 첫 명품PB센터 수장으로 발탁돼 3주 만에 고객자산 1조원을 유치한 것도 그에겐 당연한 결과다.
강함의 원천은 오기였다.
불문학도를 꿈꾸던 여대생이 1987년 사회 첫 발을 내디딘 쌍용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의 전신)은 만만치 않았다.
객장에 들어온 고객은 그를 커피 심부름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만 생각했다.
대놓고 남자 직원하고만 거래하겠다는 고객이 대부분이던 시절이었다.
"요즘에는 여성들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강점으로 인정받지만 과거에는 여성들이 증권 영업을 하는 데 핸디캡이 많았죠.하지만 남자 동료들한테 뒤지는 게 죽기보다 싫었어요.
스스로 남자같이 행동하고 영업하고 뛰어다녔어요.
성격도 급하고 털털한 편이죠."
지난 20년간 영업 현장을 떠나본 적이 없는 그는 증권회사에서 보기 드문 여성 인재다.
2004년 굿모닝신한증권 1호 여성 지점장에 올랐고 이번에 총 11명으로 구성된 명품PB센터 강남점의 수장 자리도 꿰찼다.
2000년 이후 영업직원 500여명 가운데 10여명만 꼽는 최고의 영업직원 '플래티넘 멤버'에도 세 차례나 뽑혔다.
현 센터장의 강점은 무엇보다 철저한 고객 자산관리에 있다.
거액 자산가 성향에 맞는 매매전략을 차별적으로 조언하고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안정적인 전략을 추구한다.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PB(프라이빗 뱅크)에서는 대박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 상황과 편입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매매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현 센터장은 이를 위해 매일 오전 7시께 출근해 해외 시장 동향과 신문 리서치 자료 등을 파악하고 회의를 갖는다.
그는 PB팀장 5명과 함께 그날의 매매전략을 논의하면서 고객 성향에 맞는 종목을 발굴하고 추천한다.
명품PB센터는 종목 발굴을 위해 직접 탐방까지 실시하는 등 리서치 능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도 수시로 초빙해 조언을 들을 정도다.
현재 명품PB센터 강남점이 맡고 있는 고객자산(1조1000억원) 중 약 70%는 주식,나머지 30%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은행 PB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다.
순간의 방심은 거액 자산가의 크나큰 손실을 의미하는 만큼 현 센터장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지난 11월 초 코스피지수가 장중 2080선까지 치솟으며 고점에 올랐을 때는 고객들에게 이익실현을 하라고 얘기해 높은 수익을 안겨줬어요.
반면에 지난주 지수가 1700선 초반까지 떨어졌을 때는 동양제철화학과 같은 단기 낙폭 과대주를 매수하라고 했습니다.
그때 샀던 고객들은 흐뭇해 하더군요."
내년 시황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일말의 주저가 없다.
현 센터장은 "2003년부터 대세 상승이 시작돼 올해 중기 피크를 찍은 시장이 내년 2분기까지는 횡보할 것"이라며 "횡보하는 기간에 그동안 저평가돼 왔던 IT(정보기술)주와 자동차주를 중단기 관점으로 매매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좋은 흐름을 보였던 조선 등 중국 관련주가 내년에 더 슬림해지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을 고객에게 추천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박을 노리고 '정보'에 의존해 매매하기보다는 착실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가치 매매'를 해야 승산이 높죠.고객들에게도 장기 투자 종목과 중.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종목을 철저히 구분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과 밀착할 수 없다면 투자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고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해요."
현 센터장은 개장 전부터 고객의 매매에 적극적으로 조언하는 전략가다.
장 내내 그는 전화기를 붙잡고 고객,시장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한다.
"시장에 밀착해 있을 수 없는 투자자들을 대신해 손발 역할을 하는 거죠.스스로 모는 것을 할 수 없다면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장이 끝나면 비로소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들을 관리한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꾸준히 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고객을 내 가족과 같이 아끼고 챙겨주는 것은 PB 업무에서는 기본이죠.거액 자산을 맡기는 고객의 집사나 비서 역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한 80대 갑부 고객은 거동이 불편해 매번 현 센터장이 집까지 가서 부축해 모셔와야 했다.
수백억원의 자산을 맡겼던 이 고객이 별세하고도 2세들은 또 현 센터장을 찾았다고 한다.
현 센터장은 심지어 신입사원 때 거래한 고객들과도 현재까지 연을 맺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명성을 얻었다.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오너의 자금도 관리하고 있다.
근무가 끝난 저녁에도 고객 관리에 바쁜 현 센터장은 가족에게 항상 미안하다.
"하나뿐인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남자 학우에게 맞아 앞니가 부러졌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일 때문에 가지 못했죠.가족들에게는 항상 미안하지만 직장에서 육아나 집안 일 때문에 휴가를 내거나 일찍 간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집과 직장은 명확히 구분해왔기 때문에…."
이런 현 센터장을 고객들은 '잔다르크'라고 부른다.
섬세한 여성의 강점과 강인한 남성의 장점이 혼합된 신뢰의 표현이다.
글=조진형/사진=김병언 기자 u2@hankyung.com
직장에서 남자 후배들이 그렇게 부른다.
남성이 군림하던 1980년대부터 증권 영업 현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고수임을 인정하는 애정의 표현이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점센터장(42).
한눈에 봐도 여성 특유의 친화력과 세심함이 외모와 행동에서 우러나오지만 그의 '무기'는 '강함'에 있다.
지난 11월 굿모닝신한증권의 첫 명품PB센터 수장으로 발탁돼 3주 만에 고객자산 1조원을 유치한 것도 그에겐 당연한 결과다.
강함의 원천은 오기였다.
불문학도를 꿈꾸던 여대생이 1987년 사회 첫 발을 내디딘 쌍용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의 전신)은 만만치 않았다.
객장에 들어온 고객은 그를 커피 심부름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만 생각했다.
대놓고 남자 직원하고만 거래하겠다는 고객이 대부분이던 시절이었다.
"요즘에는 여성들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강점으로 인정받지만 과거에는 여성들이 증권 영업을 하는 데 핸디캡이 많았죠.하지만 남자 동료들한테 뒤지는 게 죽기보다 싫었어요.
스스로 남자같이 행동하고 영업하고 뛰어다녔어요.
성격도 급하고 털털한 편이죠."
지난 20년간 영업 현장을 떠나본 적이 없는 그는 증권회사에서 보기 드문 여성 인재다.
2004년 굿모닝신한증권 1호 여성 지점장에 올랐고 이번에 총 11명으로 구성된 명품PB센터 강남점의 수장 자리도 꿰찼다.
2000년 이후 영업직원 500여명 가운데 10여명만 꼽는 최고의 영업직원 '플래티넘 멤버'에도 세 차례나 뽑혔다.
현 센터장의 강점은 무엇보다 철저한 고객 자산관리에 있다.
거액 자산가 성향에 맞는 매매전략을 차별적으로 조언하고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안정적인 전략을 추구한다.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PB(프라이빗 뱅크)에서는 대박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 상황과 편입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매매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현 센터장은 이를 위해 매일 오전 7시께 출근해 해외 시장 동향과 신문 리서치 자료 등을 파악하고 회의를 갖는다.
그는 PB팀장 5명과 함께 그날의 매매전략을 논의하면서 고객 성향에 맞는 종목을 발굴하고 추천한다.
명품PB센터는 종목 발굴을 위해 직접 탐방까지 실시하는 등 리서치 능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도 수시로 초빙해 조언을 들을 정도다.
현재 명품PB센터 강남점이 맡고 있는 고객자산(1조1000억원) 중 약 70%는 주식,나머지 30%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은행 PB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다.
순간의 방심은 거액 자산가의 크나큰 손실을 의미하는 만큼 현 센터장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지난 11월 초 코스피지수가 장중 2080선까지 치솟으며 고점에 올랐을 때는 고객들에게 이익실현을 하라고 얘기해 높은 수익을 안겨줬어요.
반면에 지난주 지수가 1700선 초반까지 떨어졌을 때는 동양제철화학과 같은 단기 낙폭 과대주를 매수하라고 했습니다.
그때 샀던 고객들은 흐뭇해 하더군요."
내년 시황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일말의 주저가 없다.
현 센터장은 "2003년부터 대세 상승이 시작돼 올해 중기 피크를 찍은 시장이 내년 2분기까지는 횡보할 것"이라며 "횡보하는 기간에 그동안 저평가돼 왔던 IT(정보기술)주와 자동차주를 중단기 관점으로 매매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좋은 흐름을 보였던 조선 등 중국 관련주가 내년에 더 슬림해지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을 고객에게 추천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박을 노리고 '정보'에 의존해 매매하기보다는 착실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가치 매매'를 해야 승산이 높죠.고객들에게도 장기 투자 종목과 중.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종목을 철저히 구분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과 밀착할 수 없다면 투자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고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해요."
현 센터장은 개장 전부터 고객의 매매에 적극적으로 조언하는 전략가다.
장 내내 그는 전화기를 붙잡고 고객,시장과 함께 호흡을 같이 한다.
"시장에 밀착해 있을 수 없는 투자자들을 대신해 손발 역할을 하는 거죠.스스로 모는 것을 할 수 없다면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장이 끝나면 비로소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들을 관리한다.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꾸준히 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고객을 내 가족과 같이 아끼고 챙겨주는 것은 PB 업무에서는 기본이죠.거액 자산을 맡기는 고객의 집사나 비서 역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한 80대 갑부 고객은 거동이 불편해 매번 현 센터장이 집까지 가서 부축해 모셔와야 했다.
수백억원의 자산을 맡겼던 이 고객이 별세하고도 2세들은 또 현 센터장을 찾았다고 한다.
현 센터장은 심지어 신입사원 때 거래한 고객들과도 현재까지 연을 맺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명성을 얻었다.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오너의 자금도 관리하고 있다.
근무가 끝난 저녁에도 고객 관리에 바쁜 현 센터장은 가족에게 항상 미안하다.
"하나뿐인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남자 학우에게 맞아 앞니가 부러졌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일 때문에 가지 못했죠.가족들에게는 항상 미안하지만 직장에서 육아나 집안 일 때문에 휴가를 내거나 일찍 간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집과 직장은 명확히 구분해왔기 때문에…."
이런 현 센터장을 고객들은 '잔다르크'라고 부른다.
섬세한 여성의 강점과 강인한 남성의 장점이 혼합된 신뢰의 표현이다.
글=조진형/사진=김병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