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씨는 '콘서트계의 CEO'다.

공연 기획에서부터 마케팅 방법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무대의 모든 공정을 꿰고 있으며,티켓 유통 과정에도 훤하다.

그래서 그의 매니저들은 항상 바쁘다.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할 때면 맞은편 학생체육관으로 잘못 간 팬들을 위해 항시 승합차를 대기시켜 놔야 한다.

이동식 화장실도 다른 공연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설치한다.

관객들이 인터넷으로 티켓을 사면 집으로 직접 디자인한 관람권을 보내주기도 한다.

모든 것이 김씨의 아이디어다.

김씨는 오는 21~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2007 김장훈 크리스마스 콘서트 원맨쇼'에 이런 그의 공연 노하우들을 모두 녹여낼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드물게 스탠딩석 정중앙에 원형무대도 설치한다.

원형무대를 만드는 데만 3억원이 들어갔다.

10가지 이상의 각종 첨단 연출 기법도 선보인다.

음향 장비도 기존 공연의 세 배를 투입한다.

하루에 3000만원을 주고 300개의 영상 화면을 무대에 설치한다.

모든 관객에게 물과 초콜릿,비타민 등이 담긴 배낭도 선물할 예정이다.

구두를 신고 올 여성 관객들을 위해 배낭 안에 슬리퍼도 넣었다.

제작비만 18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공연이다.

김씨는 2만5000여명의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벤트 위주의 가수'라는 말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결국엔 모든 이벤트가 자신의 노래에 사람들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팬들에게 호수가 담긴 영상을 틀어주는 것은 노래 '혼잣말'의 외로운 느낌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고,배낭을 나눠주는 것은 더 편하게 콘서트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서비스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대규모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91년 1집 '늘 우리 사이엔'을 발표하고 대학로에서 가진 첫 공연에서는 2명의 관객만이 그를 찾았다.

그 뒤 1997년께부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2000년에는 1만명 가까이 되는 팬들이 그의 공연에 왔다.

다른 콘서트에서 볼 수 없는 각종 이벤트와 볼거리들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공연을 '원맨쇼'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태양의 서커스-퀴담' 못지 않은 세계적인 공연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했다.

1년여에 걸쳐 여러 음악 장르의 거장들과 손잡고 다양한 음악을 발표할 '마에스트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힙합ㆍ록ㆍ재즈ㆍ뮤지컬ㆍ클래식 등을 3개월에 한 곡씩 디지털 싱글로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미 지난 10월 첫 번째 싱글 음반인 '트롯'에서는 트로트곡 프로듀서인 윤명선씨가 작곡한 '로망스'와 힙합가수 타블로가 만든 '남자라서 웃어요'를 노래로 담았다.

그는 "내년에 발매될 10집 음반에는 디지털 싱글 발표곡을 모으고,오케스트라와 협연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