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지지율 2, 3위를 기록하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던 이회창-정동영 후보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극적인 '한방'을 기대했던 BBK사건이 지난 5일 검찰발표 결과,'헛방'으로 드러나면서 2, 3위 지지율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 당장 지지율 2위로 치고 올라간 정동영 캠프는 전통적인 호남 지지층의 결집으로 소폭 상승의 흐름을 탔지만 이명박 후보와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고민이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 측은 '대안후보론'이 무너지면서 보수층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이를 막기 위한 '묘수 찾기'에 분주하다.

정동영 후보 측은 검찰의 'BBK 수사결과'를 고리로 노무현 대통령과 각세우기를 통해 막판 대역전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노 대통령의 '검찰 수사 방임론'을 제기해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을 높임으로써 대세를 뒤집을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정 후보는 지난 7일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청와대가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포문을 연 뒤 8일엔 검찰에 대한 직무감찰권 행사를 요구하며 노 대통령을 향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9일에도 "노 대통령이 검찰의 국민에 대한 배반을 좌시한다면 역사의 죄를 짓는 일"이라며 직설적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 후보는 이 같은 '탈(脫) 노무현' 전략을 투표일까지 지속할 방침이다.

지지율 정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결국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차별화를 통해 중도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으로 읽혀진다.

이회창 후보 캠프 내에선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층 일부가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흥주 캠프 홍보팀장은 "이회창 후보의 반등은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을 이회창 후보 쪽으로 끌어와야만 가능하다"며 "지금으로선 국민중심당과 힘을 합쳐 텃밭인 충청권 표심을 더욱 다잡고 영남권을 좀 더 공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9일 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한 데 이어 10일 충북지역 12대 공약을 서둘러 발표했다.

공약에는 ▷충청고속도로 조기 건설 ▷중부내륙 물류거점 추진 ▷경부운하 건설 반대 및 달천댐 건설계획 백지화 ▷청주를 교육특구로 지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 후보 측은 또 김혁규 전 경남지사 영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외연확대에도 좀 더 속도를 내기로 했다.

강동균/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