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서해안의 태안 기름 유출 사태 수습을 돕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타진했다.

외교통상부는 "미국 해안경비대가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지난 8일 오염 방제를 돕겠다고 알려와 해양경찰청에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은 자신들의 사고 수습 노하우,물자,장비 중 우리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 해안경비대 측은 일단 장비보다는 오염 방제 분야의 전문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경을 통해 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지,또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파악한 후 미국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미국 해안경비대(Coast Guard)는 해안선 경비와 해양 오염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 정부 기관이다.

지난 7일 태안 앞바다에 기름 1만여t이 쏟아진 일로 서해에 오염이 확산되고 있으나 우리 해경은 이만한 규모의 오염 사태를 다룬 경험이 없다.

반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1989년 미국 알래스카 해변에 3만8000t의 기름이 유출된 엑손-발데스 오염사고를 수습한 경험이 있다.

한편 정부는 미국 외 일본 등 인근 국가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민간 차원에서도 SOS 신호를 보내기로 했다.

피해 지역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방제 장비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민간에선 해양오염방재조합 차원에서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에 방제기자재 원조를 요청했고 정부도 일본 중국 싱가포르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북서태평양오염방제기구에 협조를 구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