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업체들이 쏟아내는 물량이 연말에 집중되면서 서울·수도권지역에도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신규 공급이 단기간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알짜 유망단지에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어 청약가점이 낮거나 큰 집으로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 소유자 등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발품을 팔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교통부 공식 통계로만 따져도 전국적으로 현재 10만가구를 넘어섰다.

하지만 미분양 물량의 경우 주택업체들이 정확하게 신고를 꺼리는 게 관행이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들어 지방은 물론 수도권까지 미분양이 급증하는 이유는 공급이 급증하는 게 가장 원인이지만 이외에도 청약 가점이 높은 실수요자들이 연말·연초에 나올 '분양가상한제 미적용'단지보다 내년에 선보일 '상한제 적용 단지'를 기다리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말 5068가구가 동시에 분양된 파주신도시가 대표적 사례다.

수도권 북부지역 유망지역으로 주목을 끌었지만 순위 내 청약에서는 1069가구가 미달이 났다.

하지만 순위 밖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는 대거 청약이 몰리면서 모집가구 수를 훌쩍 넘어서는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는 청약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값싼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몰렸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주택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서울·수도권에 남아있는 미분양 단지들의 경우 파주신도시 사례와 비슷한 아파트가 의외로 많다고 말한다.

따라서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층과 유주택자들은 이들 단지에 대한 정보를 찾아서 관심을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

특히 미분양 주택은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고 계약금 할인이나 중도금 무이자,이자 후불제 등 각종 금융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아 구매조건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아울러 청약 통장 없이 구입하므로 재당첨 제한에도 걸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서울 도심권,대단지 미분양 주목해야

서울에서 하반기에 분양된 도심권 단지를 눈여겨 보는 게 좋다.

도심권의 경우 주변에 재개발 호재가 많아 장기 투자가치가 높기때문이다.

당장은 여건이 안좋아도 준공 무렵을 잘 고려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도심권은 생활여건과 환금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단지 규모는 중·대형 타입으로 구성된 중형 이상 단지가 좋다.

관심을 가져볼 만한 단지로는 반도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분양했던 '당산동 반도유보라 팰리스'가 꼽힌다.

현재 DTI(총부채상환비율) 대출 부적격자 계약해지물량을 선착순으로 팔고 있다.

대로변에 위치해 교통여건이 양호한 데다 중대형 타입으로 구성된 고급 주거단지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체 299가구 가운데 10% 정도가 남아있다.

지하철 2·9호선 환승 역세권이고 일부 층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계약은 모델하우스와 인터넷(www.uborapalace.co.kr)을 통해서 받는다.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가운데서도 미분양이 있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길음뉴타운에 공급하는 '래미안'단지(1617가구)가 저층부 미계약분을 안고 있다.

인천에서는 대우건설이 부평구 부개동에 선보였던 푸르지오(1054가구)에 대한 잔량을 분양 중이다.

SK건설이 수원 권선동에 분양했던 '수원 권선SK뷰(1018가구)'도 198㎡(60평)형 일부가 대출부적격으로 미계약돼 '순위 외 계약'을 받고 있다.

◆전매제한 없는 아파트 주목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전매제한이 최장 10년이지만 기존 미분양 물량 중에는 등기 이후 처분 가능한 아파트가 많다.

대림산업이 서울 중구 황학동에 공급한 '황학아크로타워(263가구)'는 아직 저층부를 중심으로 잔여가구가 있다.

왕십리 뉴타운이 가깝고 인근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이 2010년 완료 예정이다.

부근에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입점도 계획돼 있다.

2010년 3월 입주 예정이다.

GS건설이 내놓은 서초구 서초동 '아트자이'도 주목할 만하다.

주상복합 아파트로 179~334㎡형 164가구와 오피스텔 26가구 가운데 일부가 남아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법원으로 이어지는 반포로에 인접하고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이 걸어서 약 6분,2호선 서초역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인천에서는 주상복합 아파트인 용현·학익 엑슬루타워가 있다.

송도신도시 영종지구 청라지구를 잇는 삼각축의 중심에 위치했으며 최고층이 지상 53층이어서 조망권이 좋다.

전체 707가구의 대단지로 일부 저층 위주로 잔여물량이 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