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내년엔 지난해나 올해와 같은 급등세를 보이긴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에 대한 후광 역할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여 홍콩 증시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11일 "2008년 중국 증시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상하이종합지수 전망치를 4800~6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지난해 130% 급등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도 87%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의 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경제발전 속도를 능가하는 상승 속도가 과열 논란을 불러왔고 이는 곧 정부 당국의 다양한 처방전 마련으로 이어졌다.

이 증권사 이석진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처방은 오버 페이스 후의 급격한 체력저하 방지와 점진적인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통화정책과 해외투자 유도 등을 통해 중국 증시는 체력 보강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상품 수출'에서 '자본 수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성장 침체가 우려되고 있어 중국의 제조업 기반 수출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국부펀드와 금융 및 원자재 기업 중심의 M&A 투자, 개인 투자자의 해외펀드 투자 확대 등을 배경으로 중국이 국제 금융 시장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한 중동의 국부펀드와 함께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무기로 한 중국의 국부펀드 역시 주목해야할 투자 주체라고 판단.

그는 "특히 홍콩 증시는 중국을 등에 업고 올해 강력한 시세를 분출했다"면서 "지금은 연이은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지만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증시 투자 허용이 내년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홍콩증시 투자 허용안 연기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홍콩 증시에 본토 자금이 2000억달러, 최소 600억~1000억달러 가량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에너지 및 은행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고민거리"라면서 "내년에도 페트로차이나의 움직임에 지수 흐름이 연동되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내 비중이 압도적인 에너지와 은행업종의 내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그간 보여준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진단.

다만 지수 대신 업종 및 종목으로 시각을 바꾼다면 알찬 과실을 거둘 수도 있다면서, 소매와 유통, 전기전자, 관광 등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선 최근 들어 업종 대표주 펀드나 소비재 중심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