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캐츠'공연에서 한국 팬들의 반응은 어느 나라 관객보다 열정적이었어요.

이메일과 선물을 아직도 보낼 정도니까요.

그래서 이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무대 서는게 더욱 긴장돼요"

호주출신 뮤지컬 배우 로한 브라운은 12일부터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실내체육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헤롯왕을 연기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조연급이지만 인기는 주연급이다.

지난 10월 끝난 뮤지컬 '캐츠'의 오리지널팀 공연에서 바람둥이 고양이 '런텀터커'를 능청스럽게 연기해 한국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연이 펼쳐진 5개월 동안 그가 받은 선물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라면에서 맥주,소주,인삼차를 비롯해 각종 명품 브랜드의 옷까지 받았다고.그는 인터뷰 도중에 신발을 벗고 선물로 받은 국내 브랜드의 양말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7일간의 예수 행적을 그린 뮤지컬.'캐츠''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다.

브라운은 '캐츠' 내한 공연의 연출을 맡았던 폴 워릭 그리핀의 추천으로 이번 무대에도 서게 됐다.

런텀터커를 연기하면서 관객을 강하게 흡입했던 능력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헤롯왕이 등장하는 장면은 한 번 뿐이다.

총독 빌라도가 보낸 예수에게 기적을 증명해 보이라고 요구하는 대목이다.

그는 여기서 단번에 폭발력 있는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

"나약한 정신에 비해 거대한 권력을 지닌 헤롯왕의 광기를 제대로 표현해야 예수의 존재가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비겁한 황제 '코모두스'를 롤모델로 염두에 두고 있지요."

그는 이번 공연이 끝난 뒤 호주로 돌아가 자신이 기획한 탭댄스 공연 제작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현재 싱가포르,중국을 비롯해 한국 공연까지 고려하고 있다.

배우로서도 꾸준히 무대에 설 예정이다.

가장 욕심내는 것은 2009년에 있을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토니'역.그는 "순수하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토니에게 반했다."며 역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토니역 오디션에 떨어지더라도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무슨 역이든 하고 싶습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