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급여.판촉비 제조업 3배

주요업체는 매출의 45% 차지

국내 제약사들이 매출에서 판매관리비로 지출하는 비중이 제조업 평균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10대 제약사 중 한미약품,동아제약,일동제약 등은 매출액의 절반가량을 판매관리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보다는 영업에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1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펴낸 '2006년 의약품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요 제약사(동아제약,한미약품,유한양행 등 3개사 합산)의 판매관리비 비중은 △2004년 38.3% △2005년 44.2% △2006년 45.3%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판매관리비는 급여,복리후생비,광고선전비,기타 판매비와 관리비 등으로 구성된다.

제약사들의 판매관리비 비중 증가세는 다른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국내 모든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약업의 판매관리비 비중은 2005년 34.1%에서 지난해 36.9%로 상승했다.

이는 전체 제조업(12.2%)은 물론 자동차(13.5%) 반도체(12.7%) 등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행 분석 자료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 제약사도 포함돼 있어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도 적지 않은 돈을 판매관리비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위 10대 제약사 중에서는 지난 10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약업계 리베이트 조사에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받은 한미약품이 52.5%로 판매관리비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동아제약·일동제약(각 48.4%),종근당(44.3%),대웅제약(37.6%) 등이 뒤를 이었다.

녹십자(25.9%),제일약품(27.7%),중외제약(34.3%) 등은 판매관리비 비중이 낮은 그룹에 속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영업사원 수가 많기 때문에 급여 비중이 높아 판매관리비 비중도 높게 나온다"며 "이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체 매출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제약업의 경우 10.4%로 전체 제조업(2.8%)의 약 3배에 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약업계에 만연해 있는 리베이트 관행도 판매관리비 비중 상승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 제약담당 애널리스트는 "상위 제약사의 경우 판매관리비를 절반만 줄여도 현재 약값보다 25%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