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서울증권 본사 1층에는 유난히 불빛들이 반짝인다.

크리스마스트리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CI의 최종안 선택에 앞서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간판을 제작해 전시해놨기 때문.

'유진투자증권'이라는 붉은 글씨에 지구를 상징하는 원구가 인상적이다. 바탕색과 채도를 달리한 여러 CI들이 로비를 메꾸고 있다.

서울증권 관계자는 "지난달초 유진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하고 회사 내 전문가집단들의 합의를 거쳐 신속히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즉 한달여만에 CI 교체 작업을 거의 완료한 셈.

이미 발행된 내년 달력에도 '유진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서울증권은 지난달 2일 사명을 '유진투자증권'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진그룹은 최근 증시에서 서울증권 매각설에 나돌자 매각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그룹명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사의 이런 발빠른 대응은 이례적인 경우다.

H증권사는 CI를 확정하고 간판까지 달고서도 뒤늦게 상호를 변경하기도 했다.

H자산운용은 CI가 확정되지 않아 명함에도 CI없이 이름만 올라있기도 하다. 내부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CI안이 반려되면서 1년여를 얼굴없이 지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서울증권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상호를 '유진투자증권 주식회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정식 상호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