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5대도시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보고서'에서 자녀들에게 권유할 직장에 대해 공무원, 교사 등 정부ㆍ공공분야(41.2%)와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34.3%)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반면 창업(12%)이나 대기업(7.9%), 중소기업(4.4%) 등 기업활동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들의 56.2%가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 일자리 창출(創出) 등을 이유로 기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지만 정작 자녀의 직장과 관련해서는 기업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국민들은 잘못된 경영행태 등으로 기업에 대해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는데 이것도 물론 한 원인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직장에 대한 선호도가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인식하는 경쟁국 대비 우리나라 기업경영환경에 대한 응답이다.

10명 중 7명 정도는 경영환경이 나쁜 편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지적된 것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규제가 많다' '인건비가 비싸다' '노조의 경영간섭이 심하다' '기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등이다.

이로 미뤄보면 고용이 안정된 정부ㆍ공공분야라든지 진입장벽으로 인한 이른바 렌트 추구가 여전히 가능해 보이는 변호사나 의사에 비해 골치아픈 기업활동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모험적 창업이나 기업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른바 기업가정신 지수는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고, 이를 뒷받침하듯 우리 창업환경은 세계 100위권에도 못들어갈 정도로 열악(劣惡)하다는 국제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존 기업들의 투자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은 기업들이 가장 노력해야 할 일로 일자리 창출(44.3%)을 꼽았다.

하지만 이는 창업이나 투자가 일어나지 않으면 기대하기 어렵다.

바로 여기에 정부의 역할이 있다.

자녀들에게 모험적인 창업과 기업활동을 부모들이 적극 권유하고 나설 정도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