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을 쪼이면 붉은 색 형광 빛을 내는 형질전환 복제 고양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탄생됐다.

경상대 공일근 교수팀은 순천대 윤희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흰색 터키쉬 앙골라 고양이의 피부 세포를 형질 전환시킨 뒤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해 대리모에게 착상시켜 복제 고양이 3마리를 생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2마리는 자외선을 쪼이지 않아도 입술이나 코,귀 등에서 빨간색이 뚜렷하게 발현됐다.

연구팀은 유전자 운반 바이러스의 일종인 렌티 바이러스를 이용해 고양이 피부 세포에 붉은 색 형광 단백질(RFP)유전자를 넣은 뒤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이 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해 형질전환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수정란을 대리모 고양이에 이식했으며 올해 2월 제왕절개를 통해 적색 형광 복제고양이 3마리가 태어났다.

현재 이 중 한 마리는 사산됐고 두 마리가 체중 3.0㎏과 3.5㎏으로 성장한 상태다.

공 교수는 형질전환 복제고양이 생산이 다운증후군 헌팅턴병 등 사람에 적용할 수 있는 고양이의 다양한 유전 질환 치료 연구와 인간 질환 모델 동물을 복제 생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신약개발 및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고 표지유전자인 RFP 유전자가 적색을 띠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 등의 분화유도나 이식 후 유전자의 추적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이 연구가 멸종위기 고양이과 동물의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기술로 활용돼 호랑이나 표범, 삵 등 멸종위기 동물의 복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 교수는 "이 연구로 특수 유용동물 복제기술과 형질전환 복제동물 생산 분야에서 국내 연구진의 뛰어난 기술력이 입증됐다"며 "효율적인 형질전환 복제고양이 생산기술이 정립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2004년 국내 최초로 복제고양이 생산을 성공시켰으며 정부 과제인 '특수유용동물 복제사업'의 단장을 맡아 고양이,개과동물의 복제기술을 개발하고 복제동물의 유전적 이상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