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네거티브에서 자숙ㆍ읍소 모드로

昌 '겸손' 강조 … 달라진 모습 알리기

대선 후보들의 홍보 컨셉트가 제각각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망가지기 작전'으로 가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네거티브로 일관하던 데서 벗어나 자성과 인간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변화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두 번의 대선 실패 후 '달라진 모습 보여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첫 대선 TV 광고에서 욕쟁이 할머니로부터 "밥 처먹었으니 경제 꼭 살려라,알것냐 으잉"이라는 욕을 들으면서도 묵묵히 밥을 먹는 장면을 선보인 게 '망가지기 홍보' 1탄이었다.

이어 "나는 인물이 참 없습니다. 목소리도 좋지 않습니다. 언변도 모자랍니다. 저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이 손입니다. 제 손을 잡고 함께…"라며 두 손을 꽉잡은 모습이 담긴 '못난 MB편' 광고가 등장했다.

이명박 후보가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나와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의 손을 잡아 구해주고,두건을 두르고 힙합 춤을 추거나,팔굽혀펴기를 한 후 알통을 자랑하는 애니메이션 광고도 있다.

선글라스를 쓰고 음반을 돌리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이명박 후보가 '망가지기 전략'을 쓰는 것은 성공신화 이미지를 벗고 서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차원이다.

선대위의 홍보 관계자는 12일 "가난한 시골아이도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이명박이라는 '특별한 사람'도 알고 보면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명박 후보 캠프는 경제살리기,실천하는 대통령 이미지 홍보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정 후보의 신문 광고는 '이명박 공격 모드'에서 '자숙과 읍소 모드'로 확 바뀌었다.

이전 광고에선 정 후보의 얼굴은 넣지 않고 '2번 생각하면 나쁜 대통령''이명박 칠 수 없으니 너도 살고 나도 살자' 등 전형적인 네거티브 문구를 전면에 배치해 이명박 후보의 자녀 위장 전입과 위장 취업,BBK 연루 의혹 등에 대한 공세로 일관했다.

하지만 13일부터 정 후보의 얼굴과 함께 '죄송합니다''반성합니다' 등 참여정부의 과오를 반성하면서 '안됩니다''진실이 거짓을 이깁니다' 등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판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수정했다.

TV광고의 경우 '서민''가족행복'을 키워드로 정 후보가 거리에서 사람들을 안아주는 장면을 모티브로 했다.

'행복을 꿈꾸는 소년'편,'한번 안아주세요'편,'힙합 대화,힙합 패밀리'편 등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정 후보는 선거일까지 이 같은 광고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회창 후보의 광고 컨셉트는 '겸손'이다.

'아버지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소녀 가장의 마음을 알았습니다'로 이어지는 TV광고는 "이제는 가장 낮아진 모습으로 국민의 실생활을 직시하게 됐다"는 감성모드가 반영돼 있다.

홍영식/강동균/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