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차이나펀드'로 유명한 신한BNP파리바투신이 SH자산운용과 합병을 추진한다.

양사가 합쳐지면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30조원이 넘는 초대형 운용사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 순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은 2위 운용사로 껑충 뛰게 된다.

특히 해외펀드에 특화된 신한BNP와 국내 펀드에 강점을 가진 SH자산운용이 시너지를 낼 경우 미래에셋이 독주하는 운용업계 판도에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최근 자산운용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인 신한BNP파리바투신과 SH자산운용 합병을 포함한 자산운용 발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지주 및 양사 관계자들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합병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자산운용 발전방안에 대한 자문을 받고 있다.

신한지주 고위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데다 그룹 차원의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BNP파리바 측이 몇 년 전부터 요구해온 합병안도 검토안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말께 BCG가 구체적인 합병안을 내놓을 경우 합병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BNP파리바투신은 1996년 신한투신으로 설립됐으며,2002년 프랑스 금융사인 BNP파리바와 자본합작을 통해 합작운용사로 전환됐다.

신한지주와 BNP파리바가 각각 50% 지분을 갖고 있다.

순자산총액은 18조4363억원(12월11일 기준)으로 업계 4위다.

이 가운데 주식형펀드는 13조4098억원이며 80% 이상이 해외펀드다.

SH자산운용은 1996년 한양투자자문으로 설립돼 1997년 조흥은행에 인수됐으며 지난해 4월 신한금융지주 계열로 편입돼 SH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한은행이 99.97%를 보유 중이다.

순자산총액은 11조7181억원으로 업계 9위다.

양사가 합병하면 순자산총액은 30조1544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57조2702억원)에 이은 업계 2위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양사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BNP파리바투신은 '봉쥬르차이나펀드' 등으로 해외펀드에 강점을 가졌지만 국내펀드에선 상대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반면 SH자산운용은 채권형펀드 등 국내펀드 시장에선 안정적 수익률로 정평이 나 있지만 해외펀드에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따라서 양사가 통합할 경우 해외,국내펀드 모두에서 강점을 가진 초대형 운용사로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할 경우 미래에셋이 독주하고 있는 국내 자산운용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본시장통합법 출범을 앞두고 자산운용업계도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