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의 개선과 의료과학의 발달로 늘어난 수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런 만큼 삶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인간의 평균수명은 이제 '트리플 30시대'로 불린다.

태어나서 30세까지를 성장단계,60세까지를 경제활동단계,60세 이후를 은퇴단계로 구분된다.

다른 한편으로 인생은 축구경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45세를 기준으로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구분된다.

인생의 후반전은 전반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전반전이 부진하더라도 후반전에 충분히 만회할 수 있고,전반전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면 인생 전체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40,50대에 인생의 반전을 일궈내는 이는 후반전에 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는 저술에서 자녀 양육이 끝나는 이른바 '번식기 50년'을 인생의 일모작,이후 번식후기를 인생의 이모작으로 구분했다.

번식후기는 양육 부담이 끝나고 부부중심으로 살아가는 시기이다.

이모작에 해당하는 인생은 잉여인생이 아니라 제2의 인생이란 것이다.

인생 이모작은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새로운 인생으로,기본적으로 벌어서 쓰는 체제를 갖추되 모은 돈을 다 쓰면서 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려면 인생을 전반전과 하프타임 그리고 후반전으로 세분화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설계한 다음 계획한 대로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기는 길어진 반면 경제활동기는 상대적으로 짧아진 환경에서 경제활동기를 조금만 잘못 운영해도 은퇴생활은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삶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IMF 이후 짧아진 일자리 수명은 인생의 하프타임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하프타임은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변곡점이다.

인생 전반전과는 다른 새로운 꿈을 정하고 후반전에 적합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준비를 하는 시기다.

하프타임 때는 후반전에서 한 일,즉 천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돈이 따라오는 일이어야 한다.

전반전의 일이 천직이었다면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새로운 직장을 찾거나 사업을 하면 된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일이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무엇을 잘하는지,무엇을 할 때 가장 기쁜지에 대한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의 천직을 찾아야 한다.

돈이 되는 천직을 찾았으면 그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서울 방배동에서 아파트 수위를 하고 있는 김모씨(62)는 한 때 잘나가던 회사 임원까지 지냈으나 자식 뒷바라지에 대부분을 투자해 모아둔 재산이 별로 없다.

자식이 주는 용돈으로는 부족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해야 할 형편이다.

지금은 수위 자리도 없어질까 걱정을 하고 있다.

반면에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최일섭씨(50)는 몇 년 후 퇴직하면 어릴 때 꿈이었던 화가가 되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화실에 다니며 그림을 배우고 있다.

직장 다니는 동안 충분한 재산을 축적했기 때문에 미술대학에 입학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화가의 길을 걸으려고 하고 있다.

미대 4년을 투자해 앞으로 20~30년은 화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꿈에 젖어 있다.

늙어서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길어진 인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인생 전반전에서 준비한 재산이 작으면 후반전은 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후반전을 뛰고도 경제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면 새로운 하프타임을 가지고 계획을 수정한 후 연장전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연장전이 길어질수록 경제활동기는 길어지고 은퇴기는 짧아지게 된다.

이근혁 CFP인증자ㆍ부자마인드 연구소 소장 love19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