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지주회사로 경영진 지분이 취약한 에스에프에이의 상당 지분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펀드)가 매입했다.

장하성펀드가 에스에프에이의 지배구조에 어떤 압박을 가할지 관심이다.

장하성펀드는 13일 경영참여 목적으로 에스에프에이 주식 47만3423주(5.2%)를 취득했다며 에스에프에이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재벌 기업구조 개선에 주로 관심을 보였던 장펀드가 우량 코스닥 기업에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에스에프에이는 공장자동화 설비업체로 최근 실적개선주로 자주 언급되는 기업이다.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해 19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주로 반도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 LCD(액정표시장치) 등 초정밀 부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공정장비를 제조한다.

지난해 매출 3800억원에 영업이익 640억원을 거뒀다.

지난달에는 사업 확장에 맞춰 418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도 실시키로 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종업원 지주회사로서 지배구조가 취약한 약점이 있다.

설립 이후 최대주주였던 삼성테크윈은 지분 전량을 장내에서 처분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피델리티펀드로 7.37%를 갖고 있으며 삼성투신운용도 7.35%를 보유 중이다.

반면 신은선 대표 0.9%를 비롯 경영진 지분은 2.4%에 불과하다.

지난해말 임직원의 보유지분은 7.4%였는데 올해 지분을 매도해 약 6%로 지분율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사주도 없다.

회사에 주인이 없다 보니 지난해에는 우리사주조합장이 증권금융에 예탁된 직원 주식을 부정 인출해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하성펀드의 출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에스에프에이가 가진 성장가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경영진 지분이 취약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장펀드의 출현이 회사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