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인 13일 서해안 일대의 기상이 악화돼 방제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강한 북서풍과 높은 파도를 타고 남진한 기름띠는 안면도와 천수만 입구 서쪽 10㎞ 해상까지 내려와 국내 최대 조류 서식지인 천수만을 위협했다.강한 북서풍이 14일에도 계속될 경우 기름띠는 안면도는 물론 충남 보령시 대천 해수욕장까지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해경 방제대책본부와 서산기상대에 따르면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서해중부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사고 현장인 태안 일대 해상에 초속 9~16m의 강한 바람과 함께 3~5m의 높은 파도가 쳤다.

이에 따라 방제작업을 시작하려던 해군 함정 9척과 다수의 민간 어선들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방제대책본부는 14일부터 해외 장비와 전문인력을 투입한다.

이미 도착한 미국의 해안경비대 소속 오염방제 전문가도 사고 해역에서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또 싱가포르 민간 방제회사 소속의 최첨단 항공방제기 1대를 사고 지역에 투입,피해 확산을 막기로 했다.

중국에서도 65t의 흡착제가 15일 인천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피해 지역에 대한 금융 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농.수협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사들은 모두 3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현지 등지의 농.어업인과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또 양식업자와 해안가 음식.숙박업자 등의 사업자에 대해서는 세금 납부 기한을 최장 9개월 연장한다.

농협은 기업 경영 지원 및 가계 생활안정 자금으로 1000억원을 지원하고 수협은 특별영어자금 및 수산업 경영회생 자금을 연리 3%로 최대 200억원을,생활안정 자금으로 최대 3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저리의 자금 공급이 가능하도록 충남지역에 금리가 3.25%밖에 되지 않는 총액대출 한도를 400억원 추가 배정할 계획이다.

김동욱/정재형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