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자매식당'이란 상호로 4개월째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문희(40)입니다.

옌지 출신의 중국 동포로 7년 전 서울에 있는 남편과 결혼해 6세된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결혼 전에는 동대문에서 의류를 사다가 옌지 백화점 코너에서 장사를 한 적도 있습니다.

결혼 후에는 대교에서 중국어 방문지도를 하는 강사생활도 했습니다.

영등포 소상공인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예전에 식당을 하던 장소를 보증금 1000만원에 권리금 800만원,월세 65만원의 조건으로 인수받고 개·보수 비용으로 200만원을 쓰는 등 창업을 위해 총 2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으며,동태탕 갈치조림 등 식사메뉴 위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점심 때는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립니다.

점심시간에는 일손이 부족해서 가까운 친구들이 3시간 정도 거들어 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녁시간대입니다.

약간의 식사손님을 제외하면 생삼겹살을 주문하는 술자리 손님들이 간혹 있을 뿐 한산한 편입니다.

손님은 인근 명지성모병원과 서울복지병원에 면회 오거나 진료받으러 오는 사람들과 인근 거주민이 대부분입니다.

개업 초기에는 월 4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유지하다가 지난 11월에는 월 540만원까지 매출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식자재 비용으로 매달 약 250만원의 지출이 발생하고,인건비 150만원에 월세 65만원 등의 비용을 빼면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점포 크기는 26.42㎡(8평형)로 테이블 7개가 들어가는 작은 점포이지만 제게는 꿈이 담겨있는 가게입니다.

제 인건비를 감안하면 매출을 더 늘려야할 것 같은데 메뉴 변경 등으로 저녁 매출을 더 낼 수 있는지요.


[ 상권과 입지는 ]

대림역 인근 서민 주거지역 음식 質보다 量ㆍ가격 중시

가게는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대림역 11번 출구방향 명지성모병원 뒤쪽에 있습니다.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아 보이는 집들이 많은 곳입니다.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서민 주거지역으로 대부분 일반주택이나 다세대,빌라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반경 500m에 1만2000여명이 몰려 살 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곳입니다.

연령층 구성을 보면 20대 미만 인구는 크게 적은 반면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자녀 비중이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오래된 역세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임시주거 지역 기능이 강한 상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청량리역이나 영등포역 같이 오래된 역세권에서 유사한 인구성향을 보입니다.

주택가격 부담에 따라 일시적으로 주거하는 젊은층,도심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다른 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기기 힘든 서민층 등이 주요 소비층이어서 전반적으로 구매력이 약한 편입니다.

양육비나 교육비 지출이 많은 30∼40대 부모들이 적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대림동 상권을 대표하는 또 다른 특징은 해외 동포들이 밀집해 있다는 겁니다.

최근엔 줄었지만 상당수 중국 동포들의 본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중국 동포들도 이 지역의 주요 소비계층이라는 얘기입니다.

중국 음식이나 상품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점포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가게는 입지 측면에서 봤을 때 인구밀도는 높지만 소득과 소비수준이 대체로 낮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보다는 양으로,트렌드보다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가게 걸림돌은 ]

저녁 손님 위한 메뉴 부족 … 원가 높아 수익성 압박

의뢰인의 점포는 대로변이 아닌 후면 이면도로에 있어 입지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식사 위주의 음식점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분위기보다는 가격이나 맛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문제는 작은 가게에서 식사 위주의 점심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점심 매출은 고객 입점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면도로에 있기 때문에 1∼2시간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그런데 좌석 수가 너무 적어 평판이 좋다고 해도 점심만으로 매출을 더 끌어올리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녁 술 손님을 유인할 수 있는 여건도 안 돼 있습니다.

2∼3개 테이블만 차도 옆 테이블과의 독립성이 떨어져 손님들에게 심적 부담을 줍니다.

결국 식사를 위한 고객이 오전이나 오후에도 꾸준히 들어오거나 저녁 단골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저녁 영업시간은 5시간 정도는 되지만 현재의 생삼겹살을 제외한 식사메뉴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식사메뉴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45% 정도의 높은 원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문제입니다.

식자재 구매처도 인근 영등포 청과물도매시장이 아니라 동네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있어 신선한 재료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매로 물건을 사와서 소매로 파는 형태로는 이익을 남기기 힘듭니다.

점주가 주방 일을 하지 못하는 데다 종업원 관리가 서툰 것도 문제입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늘 일정한 맛을 원하는데 점주의 매장 장악능력이 떨어져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 개선방안은 ]

배달 서비스로 점심 매출 확대 … 광고 책자 등 홍보도 힘써야

우선 메뉴를 전문화해야 합니다.

점심 고객이 많기 때문에 10여가지가 넘는 식사메뉴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기는 힘듭니다.

우선 3∼4개 메뉴로 전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음식점일수록 메뉴의 전문화를 통해 원거리 고객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저녁은 회전율이 느리고 객단가가 높은 편입니다.

점포가 작아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도 없습니다.

단골고객 위주로 술자리 손님을 5∼6개 테이블 정도만 유치해도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저녁시간대에 어울리는 메뉴는 현재의 생삼겹살을 기본으로 유지하고 상권 특성상 맛이 진하면서도 푸짐한 안주메뉴로 주꾸미볶음,닭도리탕,부대찌개 등을 추천할만합니다.

메뉴를 바꾸면 식사시간 직전 주요 길목에서 직접 전단지를 나눠주고 간판을 설치하는 등의 홍보에 힘써야 합니다.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구전(口傳)에 의한 자연스런 고객 확보가 바람직하지만,단시일 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광고 책자에 광고를 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발품을 팔아 식자재를 구매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새벽시간이나 점심과 저녁사이의 한가한 시간을 활용해 인근의 청과물 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등의 도매시장을 이용하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 원가를 35% 수준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싸도 먹을 만하네'라는 감동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맛은 비교적 호평을 받고 있지만 주방장이 바뀌게 되면 음식의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맛의 균일성을 유지하고 점주의 점포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점주가 홀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줄이고 주방장을 도와 요리하는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점주의 점포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도 과제입니다.

조금 더 활동적이고 자신감을 가진 자세로 종업원을 관리하고 고객을 응대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점심 매출을 더 높이기 위해선 아르바이트를 써서라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도 점심 때 가까운 사무실 등지 4∼5곳에는 배달이 이뤄지고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배달 요청이 와도 응하지 못하고 있는 건 개선돼야 합니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컨설팅에 도움주신 분 ]

오세헌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팀장
최재희 연합창업컨설팅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본부장

[ 중기청ㆍ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사업을 함께 시행 중입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