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와인 전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는 올해 전 세계 100대 와인을 선정하면서 '샤토뇌프 뒤 파프(Chateauneuf-du-Pape)'라는 프랑스 남부 론 지방의 와인을 각각 1위(클로 데 파프 샤토뇌프 뒤 파프 2005)와 3위(르 뷔 샤토뇌프 뒤 파프 2005)로 선정했다.

와인 생산업체가 고작 320개 남짓한 지역에서 '스타'를 두 개씩이나 배출한 것.'샤토뇌프 뒤 파프'가 글로벌 와인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샤토뇌프 뒤 파프'는 '교황의 새로운 성'이란 뜻으로 아비뇽 북쪽에 있는 남부 론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 산지다.

이름의 연원은 역사를 통해 익히 들어온 아비뇽 유수(1309∼1377년까지 7대에 걸쳐 로마 교황청을 남프랑스의 론강변의 도시 아비뇽으로 이전한 사건)와 관련 있다.

보르도의 주교 출신으로 와인 애호가였던 클레망 5세가 이 지역에 교황의 여름 별장용으로 포도원을 만든 것.

'샤토뇌프 뒤 파프'는 와인 제조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있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1936년 프랑스가 공식적으로 AOC(원산지명칭통제)법령을 만들기 이전인 1923년부터 자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었을 정도다.

포도품종은 그라나슈,시라 등 13개 종이 있다.

'샤토뇌프 뒤 파프'를 필두로 한 론 지방은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성장했다.

보르도,부르고뉴를 비롯해 이탈리아의 토스카나,피에몬테와 미국의 나파밸리에 필적하는 '월드 클래스 와인'의 생산지로 자리잡은 것.1998년 이후엔 2002년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빈티지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와인 스펙테이터 1위 와인의 빈티지가 2005년인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특히 '샤토뇌프 뒤 파프' 2005년산은 역사상 최고의 빈티지인 1978년,1998년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멘 뒤 뷔 텔레그라프의 다니엘 브르뉘에씨는 "2003년만 해도 작렬하는 태양이 몇몇 신생 포도원들을 고생시켰으나 2005년은 적절한 때 내린 비로 포도가 아주 건강하고 신선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선 아직 '샤토뇌프 뒤 파프' 와인을 맛보기가 쉽지 않다.

와인나라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기준으로 '도멘 라로끄뜨''뷰텔 레그라프''비달 플뢰리''M/C 샤또뇌프 뒤 파프' 등 4종류를 구매할 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