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에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 송년 모임 참석자들은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내년 우리 경제가 힘차게 도약하기를 한마음으로 소망하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주제발표에 나선 연구기관장들은 하나같이 "경제전문가로서 딱 들어맞는 경제 전망을 내놓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발표에 앞서 "경제 전망을 한다는 것은 일기예보와 점괘를 내놓는 것의 중간 정도 되는 것 같다"며 "경제전문가는 여러 가지 가정에 따라 다른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자연 현상을 과학적 원리에 따라 예측하면 되는 예보관과는 다를 뿐 아니라 오로지 '감'에만 의존하는 점쟁이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예보관은 지금 바깥이 맑은지 비가 오는지 정도는 맞히지만 경제학자들은 현재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도 틀릴 때가 있다"는 조크를 던져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내년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결정지을 동력을 로켓의 주엔진과 보조엔진에 비유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는 "글로벌 경제의 주엔진은 미국과 중국인데 한 쪽(미국)은 힘이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그러나 다른 쪽 엔진(중국)이 힘차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비유했다.

보조엔진으로는 일본과 유럽을 들면서 "상당히 힘이 떨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로켓을 순항시킬 정도의 힘은 보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차기 대통령에게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치어리더' 역할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쇼크는 한국의 경기 회복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새 대통령은 청와대에 큰 스피커를 걸고 '응원가'를 틀어 다같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드는 '치어리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년회를 겸한 만찬 자리에서 주요 인사들이 풀어 놓은 건배사도 화젯거리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제가 '당신'이라고 외칠 테니 여러분은 '멋져'해주세요"라며 운을 뗀 뒤 "우리 모두 '당'당하게,'신'나게,'멋'지게,'져'주면서 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잔을 들고 "여기저기서 어렵다는 얘기밖에 안 들린다"며 "오늘 현명한 대안이 많이 나왔으니 내년 경제는 신바람이 넘치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