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구현모 디씨티파트너스 대표 … 10년간 연 40% 고수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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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수익은 인출해서 바로 적금으로 돌려놓습니다.
그래야만 원금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주식은 잘 아는 종목만 해야 합니다.
모르는 종목은 아무리 좋은 얘기를 들어도 흘려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투자컨설팅업체인 디씨티파트너스의 구현모 대표(36)는 주식투자 원칙을 이렇게 말했다.
수익은 곧바로 현금화시켜놓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종목을 사야만 하락할 때도 버틸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식투자 경력은 10년.1997년 대학 재학 당시 투자론 수업을 듣다가 200만원을 들고 주식을 시작했다.
일년 남짓이 지난 뒤 200만원은 4760만원이 돼 있었다.
"당시 외환위기 상황에서 주가가 너무 하락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때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가 없어 엑셀로 이동평균선(캔들 차트)을 직접 그려가며 기술적 분석을 통해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2000%가 넘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 돈은 결혼 종잣돈으로 썼죠."
하지만 그는 나중에 그게 실력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주식투자를 처음하면 대부분 수익이 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잘 모르니까 조심할 수밖에 없고,그래서 첫 주식투자에서는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한번 성공하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되며 결국 첫 투자에서 얻은 수익은 물론 원금까지 뱉어내게 된다.
첫 수익으로 '대박'을 낸 그도 자신의 기술적 분석 능력을 과신하게 됐다.
차트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에 차 한 종목에 투자했는데 주식을 산 지 2주 만에 그 업체가 부도가 났다.
이때 원금은 물론 적금을 깨고 같이 투자한 친구의 돈까지 날렸다.
자괴감이 들었다.
이를 계기로 투자원칙은 바뀌었다.
기술적 분석은 보조지표로만 활용했다.
대신 투자 고려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여기에 수급도 고려했다.
그는 이런 투자원칙을 '신가치투자'라고 불렀다.
이는 구 대표가 대학을 졸업하고 마이에셋자산운용에 입사한 후 당시 선배였던 권정호 현 모아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배운 것이다.
권 대표는 1999년 당시 증권주에 전체 자산의 90%를 투자하고 있었다.
구 대표가 물었다.
"유망한 다른 업종도 있는데 왜 증권주만을 고집하나요.
"권 대표의 대답은 이랬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업종 가운데 증권주의 거래량이 가장 많다.
" 권 대표는 증권주를 2003년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큰 수익을 보고 정리했다.
'신가치투자'에 따라 투자하면서 수익률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10년간 연 평균 수익률이 40%에 달했다.
수익금은 바로 찾아 은행 적금으로 돌려놓는 까닭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많지 않다.
2003년에 3000만원 정도로 시작한 주식은 지난해 5억원으로 불어났다.
지금은 3억원 정도가 주식계좌에 있다.
모두 통신업종에 투자돼 있다.
이런 원칙을 갖고 투자한 대표적 종목으론 현대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2003년 현대건설을 1만1000원대에 사기 시작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8000원대에서 주식을 더 매집했다.
같은 시기 대한통운도 1만2000원대에서 매일 200~300주씩 사들였다.
"현대건설이 부도를 앞두고 있었지만 해외 수주잔액이 늘고 있었고 신도시 개발 정책이 잇달아 나왔습니다.
대한통운도 동아건설 지급보증으로 회사가 어려워졌지만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이 발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각 지방 중심지에 건물을 갖고 있어 자산가치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여기에 둘다 거래량이 하루 1만주가량 유지하면서 수급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는 현대건설을 2005년 12월 주당 6만원 선에 정리했다.
대한통운도 같은 시기에 7만원 선에 팔았다.
디씨티파트너스 창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해서였다.
대한통운은 현재 11만원,현대건설은 8만4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투자를 계속해서 미래에셋과 같은 종합금융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투자자들에게 절대 신용거래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주가가 30%만 하락해도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깡통계좌(신용융자담보부족)'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유롭게 시장에 대처할 수 없다.
대신 '농부의 마음'으로 투자에 임하라고 권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매일같이 과일을 따먹을 수는 없습니다.
겨울에는 논을 갈아엎고 봄에는 씨앗을 뿌리고,여름에 땀흘려 농사를 지어야 가을에 수확할 수 있습니다.
땀 흘리지 않고 소문과 급등주에만 목을 매다보면 수익이 나는 것 같지만 계좌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가 있을 겁니다."
글=김재후/사진=양윤모 기자 hu@hankyung.com
그래야만 원금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주식은 잘 아는 종목만 해야 합니다.
모르는 종목은 아무리 좋은 얘기를 들어도 흘려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투자컨설팅업체인 디씨티파트너스의 구현모 대표(36)는 주식투자 원칙을 이렇게 말했다.
수익은 곧바로 현금화시켜놓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종목을 사야만 하락할 때도 버틸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식투자 경력은 10년.1997년 대학 재학 당시 투자론 수업을 듣다가 200만원을 들고 주식을 시작했다.
일년 남짓이 지난 뒤 200만원은 4760만원이 돼 있었다.
"당시 외환위기 상황에서 주가가 너무 하락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때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가 없어 엑셀로 이동평균선(캔들 차트)을 직접 그려가며 기술적 분석을 통해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2000%가 넘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 돈은 결혼 종잣돈으로 썼죠."
하지만 그는 나중에 그게 실력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주식투자를 처음하면 대부분 수익이 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잘 모르니까 조심할 수밖에 없고,그래서 첫 주식투자에서는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한번 성공하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되며 결국 첫 투자에서 얻은 수익은 물론 원금까지 뱉어내게 된다.
첫 수익으로 '대박'을 낸 그도 자신의 기술적 분석 능력을 과신하게 됐다.
차트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에 차 한 종목에 투자했는데 주식을 산 지 2주 만에 그 업체가 부도가 났다.
이때 원금은 물론 적금을 깨고 같이 투자한 친구의 돈까지 날렸다.
자괴감이 들었다.
이를 계기로 투자원칙은 바뀌었다.
기술적 분석은 보조지표로만 활용했다.
대신 투자 고려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여기에 수급도 고려했다.
그는 이런 투자원칙을 '신가치투자'라고 불렀다.
이는 구 대표가 대학을 졸업하고 마이에셋자산운용에 입사한 후 당시 선배였던 권정호 현 모아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배운 것이다.
권 대표는 1999년 당시 증권주에 전체 자산의 90%를 투자하고 있었다.
구 대표가 물었다.
"유망한 다른 업종도 있는데 왜 증권주만을 고집하나요.
"권 대표의 대답은 이랬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업종 가운데 증권주의 거래량이 가장 많다.
" 권 대표는 증권주를 2003년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큰 수익을 보고 정리했다.
'신가치투자'에 따라 투자하면서 수익률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10년간 연 평균 수익률이 40%에 달했다.
수익금은 바로 찾아 은행 적금으로 돌려놓는 까닭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많지 않다.
2003년에 3000만원 정도로 시작한 주식은 지난해 5억원으로 불어났다.
지금은 3억원 정도가 주식계좌에 있다.
모두 통신업종에 투자돼 있다.
이런 원칙을 갖고 투자한 대표적 종목으론 현대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2003년 현대건설을 1만1000원대에 사기 시작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8000원대에서 주식을 더 매집했다.
같은 시기 대한통운도 1만2000원대에서 매일 200~300주씩 사들였다.
"현대건설이 부도를 앞두고 있었지만 해외 수주잔액이 늘고 있었고 신도시 개발 정책이 잇달아 나왔습니다.
대한통운도 동아건설 지급보증으로 회사가 어려워졌지만 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이 발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각 지방 중심지에 건물을 갖고 있어 자산가치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여기에 둘다 거래량이 하루 1만주가량 유지하면서 수급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는 현대건설을 2005년 12월 주당 6만원 선에 정리했다.
대한통운도 같은 시기에 7만원 선에 팔았다.
디씨티파트너스 창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해서였다.
대한통운은 현재 11만원,현대건설은 8만4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투자를 계속해서 미래에셋과 같은 종합금융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투자자들에게 절대 신용거래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주가가 30%만 하락해도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깡통계좌(신용융자담보부족)'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유롭게 시장에 대처할 수 없다.
대신 '농부의 마음'으로 투자에 임하라고 권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매일같이 과일을 따먹을 수는 없습니다.
겨울에는 논을 갈아엎고 봄에는 씨앗을 뿌리고,여름에 땀흘려 농사를 지어야 가을에 수확할 수 있습니다.
땀 흘리지 않고 소문과 급등주에만 목을 매다보면 수익이 나는 것 같지만 계좌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가 있을 겁니다."
글=김재후/사진=양윤모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