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면 안 될 것만 같은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로서로 그 영화 봤냐고 하는데 다들 스토리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극장마다 중장년층, 특히 여성 관객들이 많다는데 이분들의 속셈은 아무래도 파격적인 정사 신에 있는 것 같다.

에로티시즘에만 집중되는 세간의 호기심이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은 '완전 무삭제'라는 것이다.

여자의 젖가슴은 물론 음모와 남자의 음낭까지 드러내 거무튀튀한 거시기를 훔쳐본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왜 사람들은 자기 것도 있는데 남의 것을 들여다보고 싶은 맘이 생기는 걸까? 내 아내 것도 있고, 내 남편 것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보기 힘든 남의 것에 흥분하는 걸까?

육체의 안무가 빚어내는 절절한 살과 살의 농밀한 감정, 몸이 교감하는 욕정의 세상,격정적인 에로스의 파도에 몸을 던지며,약동하는 욕망에 순응해 자신을 내던지는 열정의 빛이 눈부시다.

보통부부들이 살면서 전혀 못 해봤을 것만 같은 체위로 섹스를 즐기고 있는 장면은 역동적이고 위험하고 스릴이 넘친다.

거의 곡예사처럼 얽힌 몸뚱아리,헤어 누드와 격렬한 정사는 클립 체위라고 하는데 엽기가 아니라 신기에 가깝다.

여간해선 중년부부들이 할 수 없는 체위, 그걸 따라하다가는 다치기 십상이다.

섹스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그런 폼이 얼마나 어려우며 섹스의 쾌감을 도저히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다들 침을 꼴깍 삼키면서 본 사실적 섹스 장면은 단지 연기였단 말인가? 인도의 섹스 입문서인 카마수트라에는 529종의 성 체위가 그려져 있지만 그 중 기본형은 크게 네 가지다.

정상체위라고 말하는 남성상위, 여성이 위로 올라가는 기승위, 동물의 교접체위와 비슷한 후방위, 남녀가 옆으로 누워 관계를 갖는 측와위가 그것이며, 이 네 가지 기본형에서 시작하여 파트너의 신체적 특징과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변형된 체위가 탄생한 것이다.

아무리 부부사이에 사랑이 철철 넘쳐 서로의 몸을 원한다하더라도 상대의 손길과 입길에 익숙해지면 뭔가 색다른 것을 찾기 마련이다.

이때 다양한 체위는 권태의 고비를 넘기게 해준다.

다행히도 인간은 주로 한 가지 방식으로 성교를 하는 동물과 달리, 다양한 자세의 섹스가 가능하니 신이 인간에게 준 능력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끔은 하기 힘든 체위를 남편들이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남편의 머리 속에는 비디오에서 본 독특한 체위들이 아른거리며 하나씩 시도해 보고 싶은 것 같다.

반드시 고난이도 체위를 경험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뭔가 색다른 것을 원한다면 한 번쯤은 시도해 볼 만하다.

허나 아크로바틱 같은 체위들이 늘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가끔 영화에서 야릇한 섹스 장면을 보면 상당히 로맨틱해 보이지만, 실제로 위험 부담을 안고 있고 사고의 위험도 충분히 있다.

"난 말야, 대충 씻고 자려고 하는데 아내가 자꾸 치근대는데 그냥 잘 수가 없더라구. 그래서 아내의 달아오른 몸을 죽여주려고 모처럼 고난도 자세를 시도해봤는데 정말 잘 안되더라구. 괜히 힘만 들고 특별히 좋은 건 못 느끼겠는데 아내는 색달라서 그런지 좋아하는 눈치야."

"아니 어디서 배워왔는지 갑자기 남편은 날 보고 다리를 들어라,일어나라,뒤로 돌아앉아라,옆으로 누워라 별 생쇼를 다하더구만. 자기 깐에는 날 기쁘게 해준답시고 한 모양인데 난 그냥 힘만 들고 짜증만 나더라구. 남편도 자기가 생각한 대로 안 되는지 나중에는 제일 쉬운 걸로 마무리를 하더라고…"

중년부부들이 매일 색다를 순 없지만 그렇다고 매일 똑같이 하기는 지루하다.

연말도 되었으니 부부가 딱딱 맞는 새로운 걸 한 가지쯤 개발하는 스페셜 데이를 꿈꾸는 건 어떨까?

/한국성교육연구소 www.성박사.com